![]() 환율 및 원자재 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먹거리 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대표 서민 음식인 햄버거·라면·만두·햄 등의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는 모습. |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신라면 등의 가격을 내렸던 농심은 이날부터 56개 브랜드 중 17개 브랜드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 이에 따라 신라면 가격은 소매점 기준 950원에서 50원 오른 1000원이 된다. 너구리(4.4%), 안성탕면(5.4%), 짜파게티(8.3%) 등도 각각 인상된다.
이외에도 대표 서민 음식으로 불리는 가공식품 가격은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만두, 햄, 소시지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비비고 만두는 20여개 제품 가격이 올랐다. 대표 제품인 왕교자 가격은 8980원에서 9480원으로 5.6% 올랐고, 왕만두(490g) 가격은 2개 묶음 기준 9980원에서 1만480원으로 5.0%, 수제 진한김치만두(200g)는 4630원에서 5370원으로 16.0% 각각 인상됐다.
스팸 클래식(200g)은 5080원에서 5580원으로 9.8%, 백설 한입쏙 비엔나(90g)는 1980원에서 2180원으로 10.1% 올랐다.
동원F&B도 이달부터 편의점을 제외한 마트 등 유통 채널에서 냉동만두 15종 가격을 평균 5% 올렸고 지난달에는 롯데웰푸드가 과자·아이스크림 등 26개 상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집 밖에서 간편하게 즐기던 외식도 부담이 된 지 오래다.
한국맥도날드는 오는 20일부터 메뉴 20종 가격을 평균 2.3% 인상한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해 5월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린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단품은 불고기버거와 치즈버거 2종 가격이 200원 오르며, 버거 세트 메뉴 7종의 가격이 200~300원 뛴다. 빅맥세트는 7200원에서 7400원으로 2.8%, 맥크리스피 디럭스 버거의 경우 7900원에서 8100원으로 2.5% 인상된다.
버거킹도 지난 1월 약 22개월 만에 와퍼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8월 버거류 20종의 판매가를 평균 2.2%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8대 외식 품목의 가격도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지역 삼겹살 환산후(200g) 가격은 1만591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년 새 622원(4.07%) 올랐다. 4년 전인 지난 2021년 동월과 비교하면 무려 26.72% 상승한 가격이다.
또 냉면은 9600원에서 9900원으로 3.13%, 비빔밥은 9900원에서 1만500원으로 6.06% 각각 올랐다. 김밥은 3460원으로 1년 새 120원(3.59%) 올랐고 칼국수는 8200원에서 9100원으로 1년 새 무려 10.98% 비싸졌다. 삼계탕 가격은 전년과 같았고 자장면과 김치찌개 백반은 1.47%, 2.50%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 삼겹살 환산후(200g) 가격은 1만8333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27원(2.96%) 상승했다. 또 김밥은 2556원에서 2722원으로 6.49%, 냉면은 8778원에서 9222원으로 5.06% 각각 올랐다. 비빔밥(9056원)은 1년 새 3.83%, 칼국수(8889원)는 2.56% 비싸졌다.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던 직장인들의 식사비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는 전년과 비교해 4.2%, 지난달 식사비는 전년 동월 대비 4.9% 각각 상승했다. 외식비 상승은 식당 운영 제반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지난해 농축수산물은 농산물(10.4%), 수산물(1.6%), 축산물(0.7%)이 모두 올라 전체 5.9% 상승, 전기·가스·수도는 도시가스, 지역 난방비 등 가격 인상으로 전체 3.5% 상승하며 외식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이외에도 임대료·인건비·물류비 등의 증가도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된다.
정부는 식품·외식물가 상승 조짐에 지난 13일 주요 식품기업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업계에 거듭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또 식품기업의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수입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수입 부가가치세 면제, 원료구입 자금 등 다각적 수단으로 지원하고 있는 점을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수입 가격이 급등한 코코아 등 식품 원료의 원가 부담 절감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해 할당관세 품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다음달 1일부터 코코아파우더, 코코아매스, 코코아버터, 기타조제파인애플, 과실칵테일, 기타단일과실주스 등 6개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