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음식이 사라진다"… 서민 먹거리 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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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값싼 음식이 사라진다"… 서민 먹거리 물가 '비상'
햄버거·라면·만두·햄 등 줄인상
광주 칼국수값 1년새 11% 올라
구내식당 식사비 전년비 4.2%↑
정부, 할당관세 품목 확대 적용
  • 입력 : 2025. 03.17(월) 18:03
  •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환율 및 원자재 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먹거리 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대표 서민 음식인 햄버거·라면·만두·햄 등의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는 모습.
환율 및 원자재 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먹거리 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대표 서민 음식인 햄버거·라면·만두·햄 등의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또 김밥, 삼겹살 등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외식 품목 가격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의 점심값 절약을 돕는 구내식당 식사비까지 올라 지역민들의 소비심리 위축이 우려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신라면 등의 가격을 내렸던 농심은 이날부터 56개 브랜드 중 17개 브랜드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 이에 따라 신라면 가격은 소매점 기준 950원에서 50원 오른 1000원이 된다. 너구리(4.4%), 안성탕면(5.4%), 짜파게티(8.3%) 등도 각각 인상된다.

이외에도 대표 서민 음식으로 불리는 가공식품 가격은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만두, 햄, 소시지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비비고 만두는 20여개 제품 가격이 올랐다. 대표 제품인 왕교자 가격은 8980원에서 9480원으로 5.6% 올랐고, 왕만두(490g) 가격은 2개 묶음 기준 9980원에서 1만480원으로 5.0%, 수제 진한김치만두(200g)는 4630원에서 5370원으로 16.0% 각각 인상됐다.

스팸 클래식(200g)은 5080원에서 5580원으로 9.8%, 백설 한입쏙 비엔나(90g)는 1980원에서 2180원으로 10.1% 올랐다.

동원F&B도 이달부터 편의점을 제외한 마트 등 유통 채널에서 냉동만두 15종 가격을 평균 5% 올렸고 지난달에는 롯데웰푸드가 과자·아이스크림 등 26개 상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집 밖에서 간편하게 즐기던 외식도 부담이 된 지 오래다.

한국맥도날드는 오는 20일부터 메뉴 20종 가격을 평균 2.3% 인상한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해 5월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린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단품은 불고기버거와 치즈버거 2종 가격이 200원 오르며, 버거 세트 메뉴 7종의 가격이 200~300원 뛴다. 빅맥세트는 7200원에서 7400원으로 2.8%, 맥크리스피 디럭스 버거의 경우 7900원에서 8100원으로 2.5% 인상된다.

버거킹도 지난 1월 약 22개월 만에 와퍼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8월 버거류 20종의 판매가를 평균 2.2%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8대 외식 품목의 가격도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지역 삼겹살 환산후(200g) 가격은 1만591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년 새 622원(4.07%) 올랐다. 4년 전인 지난 2021년 동월과 비교하면 무려 26.72% 상승한 가격이다.

또 냉면은 9600원에서 9900원으로 3.13%, 비빔밥은 9900원에서 1만500원으로 6.06% 각각 올랐다. 김밥은 3460원으로 1년 새 120원(3.59%) 올랐고 칼국수는 8200원에서 9100원으로 1년 새 무려 10.98% 비싸졌다. 삼계탕 가격은 전년과 같았고 자장면과 김치찌개 백반은 1.47%, 2.50%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 삼겹살 환산후(200g) 가격은 1만8333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27원(2.96%) 상승했다. 또 김밥은 2556원에서 2722원으로 6.49%, 냉면은 8778원에서 9222원으로 5.06% 각각 올랐다. 비빔밥(9056원)은 1년 새 3.83%, 칼국수(8889원)는 2.56% 비싸졌다.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던 직장인들의 식사비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는 전년과 비교해 4.2%, 지난달 식사비는 전년 동월 대비 4.9% 각각 상승했다. 외식비 상승은 식당 운영 제반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지난해 농축수산물은 농산물(10.4%), 수산물(1.6%), 축산물(0.7%)이 모두 올라 전체 5.9% 상승, 전기·가스·수도는 도시가스, 지역 난방비 등 가격 인상으로 전체 3.5% 상승하며 외식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이외에도 임대료·인건비·물류비 등의 증가도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된다.

정부는 식품·외식물가 상승 조짐에 지난 13일 주요 식품기업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업계에 거듭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또 식품기업의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수입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수입 부가가치세 면제, 원료구입 자금 등 다각적 수단으로 지원하고 있는 점을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수입 가격이 급등한 코코아 등 식품 원료의 원가 부담 절감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해 할당관세 품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다음달 1일부터 코코아파우더, 코코아매스, 코코아버터, 기타조제파인애플, 과실칵테일, 기타단일과실주스 등 6개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