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자존심’ 광주FC, 아시아 무대 돌풍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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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K리그의 자존심’ 광주FC, 아시아 무대 돌풍 이어질까
5일 비셀 고베 상대 16강 1차전
지난해 예선 4차전서 0-2 완패
선수단 복수전 위해 결연한 다짐
“두 번의 패배 허용하지 않을 것”
  • 입력 : 2025. 03.04(화) 16:17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광주FC가 5일 오후 7시 일본 고베 미사키공원 경기장에서 비셀 고베와 2024-2025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16강 1차전을 치른다. 광주FC 선수단이 지난 1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안양과 하나은행 K리그1 3라운드 맞대결에서 역전승을 거둔 뒤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규빈 기자
“우리는 끝을 모른다. 고베를 노랗게 물들이자!”

창단 첫 아시아 무대에서 K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하며 자존심을 세운 광주FC가 토너먼트 정상을 향해 돌풍을 이어나갈 준비를 마쳤다. 일본을 넘어 파이널 스테이지(8강 이상)가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노랗게 물들여보겠다는 원대한 꿈이다.

광주FC는 5일 오후 7시 일본 효고 고베 미사키공원 경기장(노에비아 스타디움 고베)에서 비셀 고베와 2024-202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1차전을 치른다.

ACLE 예선 격인 리그 스테이지에서 광주FC는 4승 2무 1패(승점 14·골득실 +6)를 기록하며 동아시아 4위에 올랐다. 당초 5위로 리그 스테이지를 마무리했으나 산둥 타이산의 갑작스러운 기권으로 일부 구단의 승점이 조정되면서 최종 순위에 변동이 있었다.

이에 따라 광주FC의 상대도 조호르 다룰 탁짐 FC(4승 2무 1패·승점 14·골득실 +8)가 아닌 비셀 고베(4승 1무 2패·승점 13)가 됐다. 비셀 고베는 산둥 타이산을 상대로 챙겼던 승점 3점이 삭제되면서 3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고, 조호르 다룰 탁짐 FC는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찝찝할 수 있는 리그 스테이지의 마무리였지만 이정효 감독을 비롯한 광주FC 선수단은 오히려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비셀 고베를 상대로 복수전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다.

광주FC는 지난해 11월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비셀 고베와 리그 스테이지 동아시아 4차전에서 0-2로 완패했다. 당시 광주FC는 사실상 최정예 라인업을 가동했고, 비셀 고베는 일부 로테이션을 활용했으나 체급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며 유일한 패배를 당한 바 있다.

여전히 마에카와 다이야, 오기하라 타카히로, 이데구치 요스케, 미야시로 다이세이, 오사코 유야, 무토 요시노리, 사카이 고토쿠, 이와나미 타쿠야 등 강력한 라인업을 갖춘 비셀 고베는 지난 1일 아비스파 후쿠오카와 J리그 경기에서도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이번 경기를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광주FC는 이번 아시아 무대에서 K리그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인 울산HDFC와 코리아컵 챔피언인 포항스틸러스가 나란히 9위와 10위에 머무르며 리그 스테이지를 통과하지 못한 가운데 유일하게 태극기를 달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또 올해 들어 네 경기에서 1승 3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어 분위기가 최고조에 올라 있다. 비셀 고베가 네 경기에서 3무 1패로 무승의 늪에 빠진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자시르 아사니와 오후성의 측면 콤비네이션이다. 광주FC가 올해 K리그와 ACLE 네 경기에서 6골을 터트린 가운데 이들이 나란히 3골씩을 책임졌다. 오후성은 어시스트도 한 개를 추가하며 올해 물오른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맞대결에 나섰던 신창무와 박태준, 김한길, 김진호, 안영규, 변준수, 조성권, 김경민도 복수전을 준비하고 주세종과 홍용준, 곽성훈도 전력에 가세했다. 반드시 16강을 승리로 장식해 패배의 기억을 지우겠다는 각오다.

팬들과 광주시민들도 각오를 함께 한다. 광주FC 서포터즈는 지난 1일 FC안양과 K리그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직후 ‘우리는 끝을 모른다’, ‘고베를 노랗게 물들이자’는 걸개를 나란히 들어 올렸다. 선수단도 이 걸개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전의를 불태웠다.

이 걸개를 지켜본 이정효 감독은 “쓰라린 패배를 당한다는 뜻의 단어인 고배와 상대 팀 연고지인 고베는 발음이 같다”며 “ACLE 16강에서는 비셀 고베 선수들이 고배를 마시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