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지지층 외연 확장을 시도하며 사실상 ‘조기 대선 모드’로의 전환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대한 진단과 향후 정국 대응 방안 등을 내놨다.
메시지는 중도와 실용을 기조로 한 경제 성장과 민생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직후였던 지난달 15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 대표는 “이제 ‘회복과 성장’이 이 시대의 가장 다급하고 중대한 과제”라며 “새로운 성장이 ‘진정한 민주공화국’, ‘함께 사는 세상’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니냐”며 이른바 ‘흑묘백묘론’을 언급하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기업이 앞장서고 국가가 뒷받침하는 ‘민간 주도 정부 지원’ 시대로의 전환, 주식시장 선진화와 활성화,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재생에너지 등 첨단산업 육성에 따른 신성장 동력 창출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특히 “올해를 자본시장 선진화로 K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주식시장도, 투명하고 신뢰 가능한 선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보다 자본시장의 투자 매력이 더 큰 사회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며 “주식시장 선진화와 활성화가 국민을 부자로 만드는 가장 쉬운 길”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전 세계로 확대되는 정치 극단화도 우리 사회의 심각한 양극화도 결국 경제 양극화가 원인”이라며 “이미 존재하는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성장발전의 공간을 만들어서 ‘성장의 기회도 그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이야말로 실현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적 성장의 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이룬 번영과 발전의 근간이 잠시 흔들리고 있지만, 세계는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김구 선생이 꿈꾸었던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의 역동성과 회복력을 증명하며 세계문화와 민주주의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신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사회’를 정책 우선순위에서 제외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분배 정책에 가까운 ‘기본사회’ 대신 경제 성장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금은 나누는 문제보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한 상황이 됐다고 판단한다”며 “인공지능 시대에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사회라고 하는 것은 아마도 피할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 될 것이지만 지금은 경제 안정과 회복 그리고 성장이 가장 시급한 것이 아닌가 (판단)해서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공판이 이날 시작된 가운데,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후보자 행위에 대해 허위사실을 처벌한다는 조항이 전세계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그 문제 때문에 우리 변호인단이 (제청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인데, 신청 여부는 변호인들이 판단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서 저희로서는 그 결과를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