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서 익힌 유통·경영 노하우 적용 농산물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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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이민생활서 익힌 유통·경영 노하우 적용 농산물 생산
7년째 신안군 압해읍서 농업활동 ‘천사농부농장’
청년창업농 1기 선정 딸기 재배 시작
딸기외 배 재배까지 연중 농업 체계화
식물공장 활용 기후변화 대응 노력
  • 입력 : 2024. 09.02(월) 14:35
  • 글·사진=조진용 기자
한선웅 천사농부농장 대표까 딸기 줄기를 솎아내고 있다
11년간의 해외 이민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신안군으로 귀농한 농부가 있다.

신안군 압해읍 일원에서 7년째 딸기, 배 등을 재배중인 한선웅 천사농부농장 대표다.

딸기 수확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면서 미래세대에 농업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있으며 배 해외수출로 지역농산물 저변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식물공장을 연내 구축해 급변하는 기후위기에 맞서 꾸준한 농업활동을 이뤄나갈 수 있는 방안들을 발굴해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사계절 농업 실현

한선웅 천사농부농장 대표의 딸기 비닐하우스. 7년째 신안군 압해읍 일원에서 딸기와 배 등을 재배하고 있다
신안군 압해읍 동서리 1035 한 비닐하우스. 장화를 신은채 쭈그려 앉아 연신 딸기 묘목 줄기를 솎아내는 한 농부가 눈에 띈다.

지난 2017년 호주 이민생활을 마치고 신안군 압해도에 귀농한 한선웅 천사농부농장 대표다.

귀국 당시 청년창업농을 모집한다는 인터넷 광고를 접한 한 대표는 곧바로 지원해 청년창업농 1기 교육생에 선정됐다.

누구나 즐겨 먹는 과일로 판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한 대표는 전남대 창업보육센터에서 딸기재배 교육을 받았다. 이론 3개월과 현장실습 6개월, 경영실습 1년 등 모두 1년 9개월 과정을 수료했다.

학습한 것을 바탕으로 나주시에서 800평을 임대해 첫 딸기농사에 도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 냈다.

이론교육과 실습을 모두 익힌 한 대표는 2020년 6월 1억2000만원을 융자받아 처가인 신안군 압해읍 동서리 일원에 1000평 규모 비닐하우스 4개 동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됐다.

비닐하우스 한편에는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딸기수확 체험장을 마련해 매년 12~2월 사전접수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

신안군 압해읍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한 대표는 딸기 재배 외에도 배 재배까지 영역을 넓혔다.

신안군 압해읍 복룡리 393-1 일원 1000평에서 배 재배를 시작해 현재 1만1000평으로 면적을 확대해 나갔다.

한 대표는 “딸기는 겨울에 재배되는 작물로 한시적 소득원이다. 봄·여름·가을 추가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작목을 고민하던중 오래전부터 배를 키워왔던 처가 식구들의 권유로 배 농사까지 하게 됐다”며 “배는 정확한 가지치기가 뒷받침돼야 생육 속도에 탄력이 붙어 열매가 매달리게 된다. 처가 식구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어 배를 재배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딸기는 지난해 압해농협과 지역민 직거래로 9톤·9000만원을 기록했으며 배는 집중 재배지역인 복룡리 일원에 수출작목반이 형성돼 있어 60톤·2억원 상당이 수출길에 오른 바 있다.

2017년 호주 이민생활을 마치고 신안군 압해도에 귀농한 한선웅 천사농부농장 대표. 압해읍 복룡리 일원에서 1만1000평규모 배 재배를 하고 있다
●해외유통경험 농업 ‘적용’

한 대표가 신안으로 귀농을 택하게된 이유는 영업 경험을 농업에 적용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한 대표는 “2004년 임용고시에 두 번 낙방한 후 학생비자로 호주로 떠났다. 2006년 결혼 후 아내와 함께 호주에서 이민생활을 하며 청소용역과 생활용품을 수입수출하는 무역업을 병행하면서 소비자들을 어떻게 대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방법을 터득하게 됐다”며 “이민생활을 시작한지 5~6년이 지나 호주생활에 적응할 무렵 매해 배를 어디에 팔아야 할지 유통을 고민하는 처가식구들의 소식을 듣게 됐다. 호주에서 쌓은 유통경험을 농업에 대입해 매해 걱정 없이 농업을 이어나갈 수 있게 도와야겠다고 결심해 신안으로 귀농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망설임 없이 귀농을 했지만 딸기부터 배까지 순탄히 재배를 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관련 농기계 구입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

한 대표는 “융자로 딸기 비닐하우스를 만들었기 때문에 판매수익으로 빚을 갚기 바빴다. 배와 딸기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트랙터와 콤바인 등을 사용해야 한다”며 “트랙터 1대에 기본 7000만원 이상, 콤바인도 8000만원 이상으로 단번에 농기계를 구입하기가 망설여졌다. 인근 농가 어르신들이 종종 찾아와 자신들이 사용중인 농기계를 선뜻 빌려주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 이웃 농가들의 도움이 현재까지 딸기와 배를 재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나 마찬가지이다”며 “일정 부분 빚을 갚고 생긴 수익으로 농기계장비를 구입할 수 있게돼 농업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식물공장 설립 기후변화 대응

한 대표는 식물공장을 구축해 지역농가들과 상생하는 농업을 모색해 나가는게 목표다.

식물공장은 인공조명, 제어된 온도, 습도, 영양 수준을 시용해 폐쇄된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방식이다.

한 대표는 “식물공장은 날씨에 상관없이 연중 작물 생산이 가능하고 물과 양분을 전통적인 야외 농업방식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물, 영양소 사용 낭비를줄일 수 있다”며 “장기적인 폭염, 예상할 수 없는 폭우 등 기후변화는 노지에서 재배되는 작물부터 영향을 끼친다. 식물공장을 구축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농업 선순환 방안들을 탐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