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전 시장 동생, '호반건설 특혜 계약' 2심도 징역형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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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이용섭 전 시장 동생, '호반건설 특혜 계약' 2심도 징역형 구형
이용섭 전 시장 첫 증인출석
  • 입력 : 2024. 07.17(수) 18:13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광주지방검찰청
호반건설 아파트 공사현장 등지에 철근을 납품하는 과정에 특혜성 납품 거래를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용섭 전 광주시장 동생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영아 부장판사)는 17일 202호 법정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은 이 전 시장의 동생 이모(68)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사는 항소심에서도 재판부에 원심 구형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는 2018년 1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에게 호반이 광주시와의 관계에서 편의를 받을 수 있도록 당시 광주시장이었던 형을 알선해주겠다며 1만7112톤(133억원 상당)의 철근 납품 기회를 받아 4억23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사업 특혜 의혹 수사 과정에서 호반건설과 동생 이씨 간 거래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수사를 확대, 이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호반건설이 다른 아파트 신축 현장의 철근 납품가(경쟁 입찰)보다 이씨의 철강 유통사에서 자재를 비싸게 구매했거나 최저 입찰 가격에 맞춰 견적서를 내달라고 한 점 등을 근거로 특혜성 거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씨가 2017년 3월 세운 철강 유통사는 납품 실적이 없었는데도 설립 한 달 만에 호반건설 협력업체로 등록됐다.

검찰 역시 이씨 회사의 매출 대부분이 호반건설 거래에서 발생했고, 호반 협력업체 선정 이후 국내 3대 제강사의 철강 유통사로 등록됐다는 점을 줄곧 강조했다.

반면 이씨는 건설사와 철강유통사 사이의 기본적 영업 활동이었고 납품 계약 과정 전반에 문제는 없었다는 취지로 맞섰다.

특히 1심 재판부가 특혜가 있었다고 본 전남 지역 한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의 가공 철근 납품권을 수의 계약으로 따내는 과정에 대해서는 피고인 신문을 통해 적극 항변했다.

이씨는 “호반과 이미 계약을 맺은 수도권 현장이 분양률 저조 등 문제로 착공이 지연되면서 전남 소재 신도시 현장에 대신 납품하기로 했다. 같은 거래 조건을 약속하길래 호반 측 담당자와 납품 단가 협의 등을 직접 했다”며 “신도시 현장이 (중간) 가공장과 거리가 멀었고 진입로 정비도 안 돼 있어 운송비 등이 더 들어 가격 책정이 비싸졌을 뿐, 특혜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 전 시장이 증인으로 직접 출석해 “동생의 사업 과정에 관여 또는 청탁을 받은 바 없다”고 증언했다. 이 전 시장이 1심을 비롯해 이번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이 전 시장은 “당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일할 때라 광주시장 출마 의사가 명확하지도 않았고 가족을 비롯해 주변에 알린 바 없다. 출마나 당선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동생에 특혜성 거래를 제안했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호반건설 김 회장과는 공식 석상에서 인사만 할 뿐, 시장 재임 기간이나 퇴임 뒤 지난 2년 간 사적으로 만난 적도 없다. 이씨 역시 막냇동생이지만 시장일 때에도 비서를 통해 연락할 정도로 어려운 사이다”고 증언했다.

이씨 측은 최후 변론에서 이 전 시장의 당선 이후 이씨의 유통사가 호반과 체결한 계약 성과가 단 1건이고 마진 역시 굉장히 박한 점, 이 전 시장의 출마 여부조차 불확실했던 시기의 일인 점, 민간공원 사업이 공론화되기도 전이었던 점 등을 들어 알선 수재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법정에 서게 된 점을 반성한다며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선 1심은 이씨가 형의 지위를 이용해 철근 납품 계약을 따냈다고 판단,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1심은 이씨가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이 광주에서 진행하는 각종 사업 등의 편의를 제공해 줄 것을 바라고 자신에게 철근 납품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또는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고 봤다.

이씨가 2018년 11월 13일 형과 김 회장의 연락을 주선한 점, 이에 따라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 사업 관련 감사 착수 전 예비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점 등을 고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