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퀘어문화관’ 역사 속으로… 시민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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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유스퀘어문화관’ 역사 속으로… 시민들 “아쉽다”
광주신세계 확장… 15년만에 폐관
식사·휴식 한곳서 ‘상징적 공간’
“영화관람 등 문화생활 공백” 걱정
일부 매장 퇴점 거부한 채 영업
금호 “사측 권한 밖 무리한 요구”
  • 입력 : 2024. 07.17(수) 17:57
  •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광주 서구 광천동에 위치한 유스퀘어문화관이 지난달 30일 폐관했다. 17일 유스퀘어문화관에 입점한 대부분의 음식점에는 영업종료 안내문이 붙어있다. 박찬 기자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문화관이 최근 공식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지역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지난 2009년 5월 2만5121.6㎡, 6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로 개관한 유스퀘어문화관은 올해 3월 광주신세계가 복합쇼핑몰 확장 건립을 위해 유스퀘어 부지와 터미널 사업권 등을 금호고속으로부터 4700억원에 매입하며 폐관이 결정됐다.

금호아트홀·동산아트홀·금호갤러리 등은 지난달 30일 폐관됐고 CGV광주터미널점 역시 올해 12월까지만 운영된다.

유스퀘어문화관이 공식 폐관된 지 2주일이 지난 17일 찾은 이 곳은 대부분 가게들이 문을 닫았지만 일부 영업 중인 상점은 이용객들로 붐볐다.

방문객들은 유스퀘어문화관 폐관으로 문화생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우려와 아쉬움을 표했다.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기 위해 유스퀘어를 방문한 이모씨는 “식사·휴식·문화생활을 모두 할 수 있는 광주의 상징적 공간이었는데 폐관 소식을 듣고 씁쓸했다. 평소 자주 찾던 카페와 식당이 모두 문을 닫아 허탈하다”며 “기존보다 3배 규모의 광주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설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빨라야 4년 후 완공인데 그 사이의 문화생활에 공백이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영화 관람을 위해 CGV광주터미널점을 찾은 박주연(18)씨는 “거주지와 가까워 영화를 보러 항상 찾는 곳”이라며 “문화관 폐관으로 앞으로는 영화를 보기 위해선 다른 곳을 가야 해 이동이 불편할 거 같다”고 말했다.

김희진(31)씨도 “영화관람이 취미라 평소 자주 방문하는데 CGV 광주터미널점 폐관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광주·전남 유일한 아이맥스 상영관이 이곳에 있는데 앞으로는 아이맥스 영화 관람을 위해선 전주까지 원정 관람을 가야 할 판”이라고 했다.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아이맥스, 스크린X 등의 특별관을 보유하고 있는 CGV광주터미널점이 운영을 종료하면 광주·전남에서 가장 가까운 아이맥스 상영관은 CGV전주효자점으로 거리가 멀어져 시·도민의 불편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광주 서구 광천동에 위치한 유스퀘어문화관이 지난달 30일 폐관한 가운데 이곳에 자리한 카페는 퇴점 절차를 거쳐 비어 있는 상태다. 박찬 기자
유스퀘어문화관에 입점한 20여개의 음식점과 카페 중 퇴점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4곳은 여전히 영업 중이다.

한 프랜차이즈 식당의 점장은 “계약기간은 6월까지였는데 본사 대표와 금호 측 간 합의가 안 돼 아직 운영 중이다. 각 식당, 매장마다 상황이 달라 퇴점 합의가 된 곳도 있고 안 된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의 영업기간 10년을 보장하고 있는데 오픈한 지 10년이 안 된 가게를 중심으로 상인들의 불만이 커 협의가 순탄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세계는 지난 1일 금호고속으로부터 유스퀘어문화관 부지를 양수받은 뒤 터미널 관련 사업을 모두 금호익스프레스에게 위탁했다.

터미널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금호익스프레스 측은 일부 임차인들이 무리한 요구를 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금호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의 상가 임차인들과 원만한 합의에 도달했다. 아직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소수의 임차인들과도 적절한 보상과 타협을 통해 협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미 신세계에 건물을 팔았기 때문에 기존 임차인들은 적절한 보상과 조율을 통해 순차적으로 퇴점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차보호법에 해당되지 않은 10~15년 이상 된 업체들이 타 지역의 신세계백화점 입점 등 사측 권한 밖의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입점 10년 미만 가게에 대해선 위치를 변경해 새로 오픈하는 등 합의점을 제시했지만,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CGV광주터미널점 재입점에 대해선 “광주·전남 유일한 아이맥스 보유 상영관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시·도민들의 아쉬움은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재입점 여부는 불투명하다. 12월 폐관은 아직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광주신세계는 이번 확장을 통해 갤러리, 오픈형 대형 서점, 옥상 공원, 루프탑 레스토랑, 펫파크 등을 갖춘 복합쇼핑몰로 재탄생한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