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 건수는 2019년 3만 3239건에서 지난해 3만 9614건으로 늘어났다.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551명으로 전년에 비해 184명 감소했지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사망사고는 같은 기간 10명이 증가했다. 초고령사회, 고령 운전자의 사고율이 늘어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무시해선 안될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나이가 들면서 시력이나 청력, 반응 속도가 떨어지는 것은 누구나 겪는 당연한 현상이다. 이런 변화는 운전 중 요구되는 빠른 판단력과 반응력에 영향을 미쳐 운전자 본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여러 질병을 앓는 고령자의 특성상 약물 복용에 의한 운전 능력 저하도 감안해야 한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가 교통 사고 현장에서 중대한 부상이나 사망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도 문제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운전을 제한해서는 안되겠지만 신체변화를 감안한 면허제를 검토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관계 당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연령대를 특정하지 않더라도 운전 능력을 기준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보완책을 내놔야 한다. 일률적인 적성검사를 넘어 고령 운전자에 대한 건강 상태를 더 세밀하게 파악해 차등적인 면허 조건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령의 운전자가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불편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동권’도 입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