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영산강 자전거 대행진이 지난 29일 광주 남구 승촌보 일원에서 전남일보 주최·전일엔컬스 주관·전남도 후원으로 열려 참가자들이 영산강변을 달리고 있다. 김양배 기자 |
제17회 영산강 자전거 대행진이 지난 29일 광주 남구 승촌보 일원에서 전남일보 주최·전일엔컬스 주관·전남도 후원으로 열려 참가자들이 영산강변을 달리고 있다. 김양배 기자 |
구름이 살짝 끼고 바람이 부는 여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선선한 날씨를 보인 지난 29일 오전, 나주 영산강 자전거길은 6월의 마지막 주말을 만끽하기 위한 라이더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제17회 영산강 자전거 대행진이 이날 광주·전남 지역 자전거 동호인과 일반인 등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펼쳐졌다. 전남일보 주최, 전일엔컬스 주관, 전남도 후원의 이번 자전거 대행진은 호남의 물줄기를 따라 달릴 수 있는 영산강 자전거길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
각양각색의 자전거와 헬멧, 고글, 자전거복 등 개성을 자랑한 150여명의 참가자들은 출발 30분 전부터 영산강 6경인 광주 남구 승촌동 승촌보문화관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참가자들은 자가용 대신 가정에서부터 라이딩을 출발하는 등 자전거 사랑을 뽐내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출발지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 기념 촬영을 하며 추억을 남긴 뒤 바퀴와 체인, 브레이크 등 자전거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진행자의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을 하는 등 출발 준비를 마쳤다.
참가자들은 오전 9시가 되자 ‘안전한 라이딩하세요’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친 뒤 안전 요원을 포함 다섯 명에서 열 명씩 소규모 단위를 이뤄 반환점인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을 향해 페달을 밟았다.
영산강 자전거길을 인솔한 선발대를 앞세운 참가자들은 승촌보문화관 광장에서 영산강둔치체육공원까지 왕복 24㎞를 달리며 선선한 바람을 만끽했다. 24㎞가 아쉬운 참가자들은 추가로 라이딩을 즐기기도 하며 각자의 운동량에 맞춰 달렸다.
특히 비 예보가 있었지만 행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으며 자전거를 즐기기에 최상의 날씨가 갖춰졌다. 습도도 높지 않아 지평선을 따라 뻗은 강물을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이었다.
팔순을 앞둔 나이에도 자전거를 타고 나선 명향자(78)씨는 “국토 종주와 4대강 종주, 그랜드슬램까지 자전거를 타고 할 수 있는 모든 도전에 나서고 있다”며 “자전거가 내 남자친구라고 생각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평생 자전거를 타겠다”고 밝혔다.
나란히 자전거를 끌고 영산강에 나선 김동억(50)·김동현(12) 부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함께 자전거를 탄다. 가족 간의 소통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자전거를 타면서 학교 생활 얘기도 나누고 하다 보면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내년 봄에는 제주도를 한 바퀴 종주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자전거에 트레일러를 장착하고 나선 부녀도 눈에 띄었다. 문태웅(33)·문태리(4) 부녀는 “딸이 자전거를 좋아해서 유치원 등하원도 트레일러로 하고 주말에도 같이 나온다”며 “혹시나 비가 오더라도 커버가 있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 앞으로도 딸과 자전거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에 시작된 제17회 영산강 자전거 대행진은 낮12시께 마무리됐다. 기록 경쟁이 아닌 함께 자전거를 즐기기 위한 퍼레이드 형식의 대행진인 만큼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각자 속도에 맞춰 라이딩을 즐긴 뒤 해산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