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인문학>절망과 공포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회색 빛의 氣’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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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박현일의 색채인문학>절망과 공포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회색 빛의 氣’ 보여
(253) 회색과 주목성, 진단, 기(氣)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 입력 : 2024. 06.26(수) 18:32
●색채와 주목성

주목성이 강한 색의 순서는 주황색, 빨간색, 노란색, 연두색, 파란색, 초록색, 검은색, 보라색, 회색이다.

회색 배경에서는 주목성이 높은 색의 순서는 노란색, 빨간색, 주황색, 파란색, 초록색, 보라색이다.

영국표준협회(BSI)는 파이프라인을 식별하는 색으로 10가지를 제정하였다. 이 체계는 공업시설과 공공시설에 응용되며, 그밖에 국제적으로 인정되어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알루미늄 색(회색)은 증기를 나타내며, 밝은 회색은 화학 원료를 의미한다.

●색채와 진단

벤슨(John Benson)은 1907년 12월호 미국 임상의학 협회지에 기고에서 사람의 피부색 변화에 대해 주장하였다. 사람의 피부가 청동색으로 변하고, 처음에는 얼굴과 손이 변하며, 다음에는 전신이 변한다.

피부색의 변화는 밝은 노란색에서 갈색을 거쳐 회색으로 이행된다면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 부족으로 일어나는 애디슨병(Addison‘s disease)의 징후라고 지적하였다. 수은 중독은 피부가 푸르스름한 회색으로 변한다.

아비스나(Avicenna, 980년~1037년)는 그의 가장 오래된 의학서 중 하나인 의학의 규범(Canon of Medicine)에서 빛의 진단은 치료에 길잡이가 되는 것이며, 빛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색이 질병의 징후뿐만 아니라 치료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그 증거로 사람의 머리카락 색은 타고난 기질을 알 수 있다. 머리카락이 회색인 사람은 냉정하고 무뚝뚝한 사람이다.

●색채와 기(氣)

리드비터(Leadbeater, C. W.)는 그의 저서인 인간의 가시적(可視的), 불가시적 특질(Man Visible and Invisible), Theosophical Publishing Society, London, 1920.)에서 기(氣)의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회색은 절망과 공포를, 두려워할 때 검푸른 듯한 회색 안개가 나타나며, 마음이 억눌린 사람들은 흐릿한 회색빛의 기가 보인다. 따라서 기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야만인에게서 발산되는 기는 머리 위로 회색빛을 띤 파란색과 흐릿한 주황색 또는 색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영(靈)의 세계에도 차이가 있으나 그 차이는 색채의 차이로 나타난다. 구원의 가능성이 있는 영혼은 하얀색 망자의 옷을 입고 돌아다니지만, 악마는 검은색 옷을 입고 있다.

회색 옷과 회색 피부는 중간영역의 형상들로 천국과 지옥 사이에 있으며, 일부 영혼들이 존재한다고 믿는 연옥(煉獄)에 속한다. 회색의 존재인 도깨비와 난쟁이는 영원한 고통은 아니지만, 영원한 노동의 저주를 받아서 어스름한 저녁부터 해가 뜨기 직전의 새벽까지 부지런히 움직인다.

색채치유연구소 소장인 박광수는 색깔과 오장육부를 연관시켰는데, 은색은 대장과 짝이 된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