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8·18 전당대회, ‘친명계’ 충성 경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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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민주 8·18 전당대회, ‘친명계’ 충성 경쟁 '우려'
최고위원 출마자 친명계 일색
‘명심’은 나...찬양 마케팅 경쟁
당내 “도 넘고 있다” 비판 나와
“당 혁신, 비전·가치 제시해야”
  • 입력 : 2024. 06.26(수) 16:05
  •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 발언 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8·18전당대회가 친명(친이재명)계 독식과 친명 마케팅 일색으로 흐르고 있다.

당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최고위원 후보군 모두 친명계로 분류되는데다, 이들 사이에서 연임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충성 경쟁이 불 붙고 있어서다.

더 공고해지는 이 전 대표의 일극 체제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와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대표 선거는 ‘어게인 이재명’ 분위기 속에 이 전 대표 외에 뚜렷한 도전자가 없다.

최고위원 경선에는 10명 안팎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후보를 8명으로 추린 뒤, 본선에서 최종 5명을 선출한다.

이날 현재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재선의 강선우 의원과 김병주 의원이다.

이들은 이 전 대표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고 있다.

출사표도 사실상 ‘이재명 찬양’으로 채워졌다.

강성 친명인 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시대, 강선우가 열겠다”며 “이재명을 지키는 일이 민주당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며 출마 선언했다.

최고위원 출마가 예상되는 3선의 전현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와 손잡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전 의원은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집요하고도 무도한 정치적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며 뛰어난 리더십으로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를 이끌었다”며 “힘든 내색 않고 늘 털털 웃는 모습에 마음이 짠하다.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치켜세웠다.

최고위원 출마가 유력한 재선의 한준호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자 페이스북에 “‘당원이 주인인 정당’을 만드신 이재명 대표님의 내일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해 힘차게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원들 표심을 얻기 위해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앞세우며 경쟁하는 모양새다.

이들 외에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김민석(4선)·이언주(3선)·민형배(재선) 의원 등도 모두 친명계다.

원외에서도 이 전 대표 측근인 김지호 정무조정부실장과 총선 기간 비명(비이재명)계를 비판한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당내에선 ‘친명 마케팅’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출마 희망자들 가운데 비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찾기 어렵다”며 “‘이재명 친위대’를 뽑는 선거가 됐다”고 꼬집었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명심 경쟁’ 양상에 대해, “당을 어떻게 혁신할 것이고 다음 지방선거,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될 것인지 자기의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며 “이 대표와 가깝다. 이 대표와 함께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쓴소리했다.

당대표 선거엔 이 전 대표가 단독 입후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단독 출마 시 찬반 투표로 진행돼 사실상 이 전 대표가 차기 대표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우상호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연임하는 게 대권 가도에 도움이 되느냐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게 있다”며 “중도층에서 ‘이거 좀 욕심이 과도한 거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계 정당의 당대표 연임은 지난 2000년 출범한 새천년민주당의 김대중 총재 연임 이후 전례가 없다.

한편 8월 전대 선거인단은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 일반 국민으로 구성되며, 대의원·권리당원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