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인 기자 |
이것(?)의 진짜 이름은 ‘열린 공간’이다.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한국 고전건축물의 누각, 처마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설치작품이다. 조금씩 벗겨져 있는 페인트 자국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행인이 이곳을 지나쳐 갔는지 가늠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11년 처음 시작된 광주폴리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니, 광주에서 나름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이다.
알게 모르게 광주시민들이 삶 속에 스며든 광주폴리가 벌써 5차 시즌을 맞이했다. 어느 시즌보다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둔 5차 광주폴리에 관심이 쏠린다. 5차 광주폴리의 거점은 동구 동명동 푸른길공원 끝자락에 설치한 건축가 조남호의 작품 ‘숨쉬는 폴리’다.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작은 무대와 네덜란드 오두막집을 연상케 하는 목재 건축물이 그것이다.
이 작품은 전기적 요소나 탄소 배출 없이 설치된 건축물이다. 지붕에 태양열 패널이 있어 전기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으며 습기순환이 자유로운 친환경 벽체 덕분에 내부는 에어컨이 없음에도 외부 온도보다 5도 낮게 유지된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작품설치에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여러 시민프로그램을 진행해 중장기적 활용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폴리는 일상생활 속 상시적인 예술작품을 설치해 문화적 도시재생을 끌어낸다는 당초 목적과 달리 몇몇 작품의 경우 줄곧 관리 미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비싼 가격에 제작됐지만, 장소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설치해 풍경과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시민 동선을 헤쳐버리는 애물단지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설치만 하고 끝’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번 시즌은 어느 해보다 아쉽게 다가온다. 2011년 광주폴리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계획했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광주폴리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추가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광주시는 그동안 지적된 일회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그동안 ‘신설’에만 집중했던 광주폴리 작품들의 유지, 보수 방안도 고심하겠다고 한다.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둔 5차 광주폴리에 기대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