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미성년 성매매 온상 전락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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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미성년 성매매 온상 전락한 SNS
  • 입력 : 2024. 10.21(월) 16:53
윤준명 취재2부 기자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활성화에 따라 온라인의 익명성에 기댄 미성년자 대상 신종 성매매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플랫폼이 ‘사이버 포주’로 악용되면서 아동과 청소년들이 멍들어 가고 있지만, 이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최근 일부 SNS 앱을 접속해 보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조건만남, 즉 성매매 상대를 찾는 게시글이 초 단위로 업로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성매매를 암시하는 키워드를 사용하며 담배와 금품 등으로 미성년자를 꾀어냈다. 가출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용돈을 주겠다”거나 “거처를 제공하겠다”며 접근하는 ‘인면수심’의 어른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SNS와 채팅앱 등은 이용 연령 등에 제약이 없어, 어린 학생들이 ‘검은 유혹’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발간한 ‘2024 성착취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에 있는 17개 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피해아동과 청소년은 △2021년 727명 △2022년 862명 △2023년 952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2023년 피해아동·청소년 952명 중 채팅앱이 387명(40.7%), SNS는 367명(38.5%)으로 온라인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 범죄는 광주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광주지방검찰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모바일 채팅앱을 이용해 성병에 걸린 사실을 숨기고 아동·청소년을 유인해 성매매 범죄를 벌여온 40대 남성 A씨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과거에도 채팅앱 등을 이용,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강제 추행 등 성범죄를 지속적으로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매매 범죄는 불법 촬영과 성착취물 유포, 그루밍 범죄 등 2차 성착취 범죄로 이어질 우려도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미성년자들이 온라인 환경에서 무분별하게 성매매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지만, 수사당국이 개인 간의 사적 대화를 모두 감시하고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크다. 특히 해외기반의 플랫폼은 범죄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수사와 적발이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미성년자 관련 성매매 및 성착취 범죄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경이 수사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모니터링과 기술적 보완 등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적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사회 전반에서도 경각심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성매매 범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예방 교육을 아동기부터 시행해 미성년자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더불어, 온라인 성범죄에 대한 강력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견고한 울타리를 구축하는 것이 절대적인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