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이렇게 위대한 인물이 태어났다는 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전남일보 주최, (사)전일엔컬스 주관, 광주 남구청이 후원한 '정율성 선생 광주·전남 인연 유적지 탐방' 이 참여자들의 큰 호응 속에서 성료했다.
17일 동일미래과학고 학생 등 30명은 광주 설월여고 앞에서 모여 정율성 선생의 유적지인 양림동 정율성 거리와 화순 능주면의 생가 및 능주초 교실을 방문했다.
먼저 정율성 선생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양림동의 '정율성 거리전시관'의 정율성 선생 흉상 앞에서 부터 탐방이 시작됐다. 정율성 선생의 모습은 한 손에는 펜을 들어 작곡을 하는 듯했고, 다른 한 쪽 팔을 힘차게 뻗고있어 학생들은 숙연한 분위기로 해설을 맡은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 원장의 안내에 귀를 기울였다.
노 원장은 "(정율성 선생은) 20세기 광주가 낳은 걸출한 항일운동가이자, 동아시아의 음악을 발전시킨 음악가다. 한때는 사회주의 성향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외면당했다가 비교적 최근에서야 알려지게 된 인물"이라고 설명하면서 "반면 중국에서는 굉장히 유명하다. 중국 100대 영웅 중 한 명으로 꼽히며, 중국의 국민가요인 '옌안송'을 작곡하는 등 중국 3대혁명음악가로도 불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행은 골목에 전시된 정율성 선생의 다양한 사진과 그가 직접 쓴 악보 등을 관람했고, 그가 살았던 생가에 도착해 민족주의를 기개를 되새겼다.
실제로 정율성 선생은 청년 시절 의열단에서 독립투사로 활동한 뒤 조선민족해방동맹에 가입하고 이후 조선혁명당원으로서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등 항일투쟁을 위해 몸바친 사람이었다.
양림동 투어를 마친 일행은 차로 돌아와 다시 30여분을 달렸다. 도착한 곳은 화순군 능주면. 학생들은 정율성 선생이 5살부터 살았던 생가를 방문해 흘러나오는 '옌안송'을 들으며 그의 뛰어난 음악성에 젖어 들었다.
노 원장은 "정율성 선생은 1937년 10월 진보 인사들의 항일운동 성지인 연안으로 향했고 이곳에서 1년만에 중국의 국민가요 '옌안송'을 비롯해 '팔로군행진곡', '연수요' 등을 창작했다"며 "당시 옌안에서 중국 공산당을 이끌던 마오쩌둥도 정율성 선생의 노래를 좋아해 자주 흥얼거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일행은 다시 정율성 선생이 입학한 능주초등학교(당시 능주공립보통학교) 교실에 들어가 오래된 나무 책상과 의자에 앉아 잠시 그의 어릴적을 상상해봤다. 일부 학생들은 정율성 선생 동상 옆에 앉아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날 탐방에 참여한 김혜원(17) 양은 "양림동 근처에서 살면서 정율성 선생에 대해 여러번 듣긴 했지만 이렇게 자세히 알게 돼 정말 알찬 시간이었다. 정율성 선생은 정말 다사다난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며 "특히 교실에 전시된 정율성 선생의 생활기록부를 보며 신기하면서도 생각이 깊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탐방을 인솔한 문희경 동일미래과학고 교사도 "광주 출신의 음악가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유적지를 탐방하면서 정율성 선생의 삶과 역사를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학생들과 방학중에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서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