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해 고수온 피해를 입은 신안 흑산도 일원의 양식장을 점검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수백억 원대 피해를 입은 지역 어민들은 그때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날 신안군 흑산면 일대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되면서 도내 고수온 경보·주의보 발령 해역은 7곳으로 늘었다. 전남에서는 함평만, 도암만, 득량만, 여자만, 가막만 등 남해안 일대에 고수온 경보가, 흑산면, 서해 연안 등 서해안 일대에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고수온 주의보는 수온이 28℃에 도달할 때, 경보는 28℃ 이상 수온이 3일 넘게 이어질 경우 발령된다.
이날 기준 함평만 해역은 최고 30.5℃를 기록했고, 흑산도 29.5℃, 서해 연안 해역도 29℃로 집계됐다. 남해안 일대 주요 해역 역시 도암만 28.5℃, 득량만 28.8℃, 여자만 27.8℃, 가막만 27.9℃ 등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도는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과 5일부터 시작되는 소조기 영향으로 도내 주요 해역 수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온 1℃는 육상 기온 5℃ 이상에 맞는 변화로 해양 생물에 치명적이다. 양식 어류의 경우, 고수온 경보 단계에 2~3일 노출되면 폐사해 버린다.
전남에서는 지난해 7월15일부터 8월26일까지 43일 동안 지속된 고수온의 영향으로 11개 시·군, 3759어가에서 175억원의 수산물 피해가 발생했고 지난 2018년에도 557어가에서 471억원의 피해가 났다. 특히 올해는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적조까지 우려되면서 어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내 주요 해역에 26℃ 이상 수온과 33psu 이상의 염분으로 적조 발생에 적합한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태풍 '송다'의 여파로 강한 남풍이 이어져 여수, 통영 내측 일부 해역에서 미생물 밀집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전남도는 적어도 이달 중순께 예비주의보 및 주의보 수준의 적조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온 상승으로 아열대성 해파리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득량만 해역에서는 이미 지난 6월부터 보름달물해파리가 발견돼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고수온과 적조에 이어 해파리 우려까지 커지면서 전남도는 비상 대책 수립에 나섰다.
전남도는 15억원을 들여 액화산소, 산소발생기, 차광막 등 1만938대의 고수온 대응장비를 지원하고 우심해역 83곳에는 실시간 수온 측정기를 설치했다.
또 지난달 22일부터 운영해 온 '적조 대응 상황실'의 예찰 활동도 강화했다.
적조 상황관리는 물론 특보 발령 시 기동대응반을 운영하고 방제 활동을 지원한다. 적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시군에 27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6월부터 적조 집중 준비 기간도 운영 중이다.
양식 어장별 방제 장비 1977개와 6만8000톤의 황토 확보 상황을 점검하고, 해양환경정화선 4척은 적조 발생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정비를 마쳤다. 해파리 피해 방지대책반도 가동 중이며 분쇄기 9대, 절단망 135개 등 해파리 구제 장비를 갖춘 어선 149척도 동원 채비를 마쳤다.
전남도 관계자는 "각 시·군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피해 발생 시 신속한 후속조치를 통해 어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