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탈원전이 진짜 바보짓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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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탈원전이 진짜 바보짓이라고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 입력 : 2022. 07.04(월) 13:18
  • 편집에디터
독일은 현재 3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나 금년 말 폐쇄된다. 핵에너지 의존 제로, 명실공히 탈원전의 완성된다. 지난해 말 정권교체로 취임한 '신호등 연정'의 올라프 숄츠 수상은 전임 앙겔라 메르켈 수상의 정책을 그대로 수용했다. 금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힘든 국면에서도 야심찬 '탈핵과 재생에너지, 2045 탄소중립'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참사 직후 5월, 메르켈 정부는 치열한 논쟁을 거쳐 '2022년 말까지 탈핵'을 결정 발표했다. 당시 독일은 17기의 원전으로 독일 전체 전력의 22% 이상을 공급하고 있었다. 독일은 세계적인 경제와 과학기술 강국이자, EU(유럽연합)의 맏형이다. 그들은 탈핵결정 이후 10년 동안, 탈핵 로드맵을 착실히 실천해 왔다. 그때도, 지금도 핵에너지가 탈탄소 청정에너지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정부는 여기에 흔들리지 않았다. 작년 퇴임 무렵, 앙겔라 메르켈 수상은 독일의 탈핵에 대해 "옳은 결정"이라며 "핵에너지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신정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주, 원전 설비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현 정부의 원전 중심 에너지정책을 과감히 밝혔다. 그는 지난 정부의 정책을 '지난 5년 동안 바보짓'이라 했다. 원전 생태계가 망가졌고, '원전 생태계를 탄탄히 구축했더라면 경쟁자가 없을 것'이라며 평했다. 또한 '원전 최강국으로의 도약'을 강조하며, '원전을 직접 챙길 것'이며 '원전 세일즈를 위해 백방으로 뛸 것'이라 했다. 향후, 정부는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원전 투자를 확대하고 특히 SMR(소형모듈형 원전)의 상용화에도 적극 나설 것을 다짐했다. 또한 원전 관련 산업체에 '철철 넘칠 정도로의 지원'을 주장했다.

사실 문재인 정부의 원전 정책은 신규 추가건설 중단과 수명 다한 노후 원전을 폐쇄하는 것이었다. 독일이나 EU 나라들의 탈핵과는 큰 차이가 있다. 문 정부의 정책이 가더라고 향후 10~30년까지도 원전 비중이 30~20% 로 아주 높다. 원전 제로가 되는 시점은 2080년대, 일부 정치인들이 그것을 '탈핵'이라 주장하는지 모르지만, 결코 탈핵이 아니다. 약간의 속도 조절에 불과했다. 그러나 신정부는 원전만이 에너지와 기후위기의 강력한 대응책으로 바꿔 버렸다. 과거 MB 정부 때, '원전 르네상스 시대'라며 원전을 칭송했는데, 현 정부에서 다시 이 말을 부활시켰다.

'탈원전은 바보짓'. 독일이 바보짓을 하는 것일까?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등 탈핵을 지향하는 다수의 EU 국가들이 멍청한 나라들일까?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우수한 과학기술과 경제력을 보유한 국가들이 왜 핵에너지를 버렸을까?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원전이 말한 바와 같이 항상 불안하고, 사고의 위험이 있으며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확고한 대안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U는 석탄도 2030년대 중반, 석유 가스도 2050년까지 퇴출시킬 예정이다. 그러면서 2050년까지 RE100(100% 재생에너지)을 성취하겠다는 각오이다. 최근 독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45%로 그만큼 탈핵 탈탄소를 위해 달려왔다. 한국은 고작 7% 내외로, 갈 길이 멀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재생에너지 꼴찌 국가이다. 기후위기에도 소홀해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이란 오명을 얻고 있다. 이에 윤석열 새 정부는 기후위기와 에너지안보의 국제적 흐름을 타고 가야 맞다.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충은 발등의 떨어진 불처럼 화급한 일이다. 핵에너지를 최우선으로 할 일은 아니다. 재생에너지를 직접 챙기고. 백방으로 뛰어야 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철철 넘칠 정도로 지원해야 할 곳'은 재생에너지며 미래에너지 분야여야 한다. 원전만을 위한 행보가 더 바보짓인지 모른다. 신정부의 각성을 바란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