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이어 '밀가루' 대란?…가격 급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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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식용유' 이어 '밀가루' 대란?…가격 급등 우려
우크라·인도네시아 공급 중단 탓||18ℓ 한통 3만원대서 5만원대로||소비자 체감 아직…자영업자 불안||인도 수출 금지에 밀 수급도 걱정
  • 입력 : 2022. 05.16(월) 17:42
  • 곽지혜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식용유값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의 식용유 판매 매대가 일부 비어있다.
"작년까지도 3만원대에 구매하던 18ℓ짜리 식용유 한 통을 지금은 5만원 이상 주고 사야 합니다.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이미 너무 많이 오른 상황인데, 여기서 더 오를 수 있다고 하니 불안한 마음이죠."

광주 서구 쌍촌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양모(41)씨는 전년 대비 40%가량 오른 식용유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최근 인도네시아 팜유 중지 등 식용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영업자는 물론,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식용유 대란'으로 불리며 국내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구매 개수 제한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1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오뚜기 콩기름 100%(900㎖) 평균 판매가격은 491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74원)보다 33.8% 상승했다. 해표 맑고 신선한 식용유(900㎖)는 4477원으로 전년 대비 400원가량, 백설 식용유(1.5ℓ)는 4950원에서 5356원으로 600원가량 가격이 올랐다.

해바라기유 최대 수출국이던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생산과 수출길이 막히면서 식용유 가격이 오름세를 보여온 가운데 전세계 팜유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까지 자국 내 식용유 가격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 28일 식용 팜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제 식용유·팜유값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창고형 할인마트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 등은 일부 식용유 품목에 대해 1인당 1개에서 2개까지 구매 개수 제한을 두기 시작해 식용유 공급 차질 우려에 불을 지폈다는 시각도 있다.

아직까지 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가격 폭등과 공급 차질 사태는 벌어지고 있지 않지만,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는 이미 가격 부담을 호소하고 있으며 소매가격 역시 더 상승하지 않겠냐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광주지역에서 구매 개수에 제한을 두는 대형마트나 식자재마트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식용유값이 많이 올랐다는 소식에 구매량이 소폭 증가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공급업체 등에서 큰폭의 가격 인상 논의나 공급 차질에 대한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인도 대외무역총국이 최근 밀 수출 금지 조치를 발표하며 밀가루 수급에 대한 걱정까지 더해지고 있다. 국제적인 수출 규제와 이상 기후로 인한 주요 밀 수출국의 작황 부진까지 겹치며 국제 밀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인도는 세계적으로 밀 생산량 3위, 수출량 8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자국 내 소비가 대부분이고 국내 식품 기업의 경우 미국과 호주 수입 밀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에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식용유 사태와 같이 올해 밀가루값이 오를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만으로도 소규모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사재기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12일 발표한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해 국내 밀가루 제분업체 대상 '가격 인상 최소화'를 조건으로 가격 상승분의 70%를 국고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총 546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