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시대 '으뜸전남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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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통합의 시대 '으뜸전남의 미래'
박간재 전남취재부장
  • 입력 : 2022. 03.10(목) 13:38
  • 박간재 기자
박간재 전남취재부장
"트럼프 한명이려니 하고 잠시 웃고 지나 갔는데 이게 이제는 전세계 트렌드가 돼 가는 건 아닌 지 우려됩니다."

최근 한 지인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제20대 대선에 관해 얘기를 나누다 꺼낸 말이다.

그의 말처럼 지구촌 정세가 정말 '거꾸로 가는 글로벌 시대'가 되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건 필자 뿐일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그렇고 트럼프의 미국이 그랬듯이 새로운 민족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듯 해 걱정스럽다.

예전의 연대, 공정, 비전, 아젠다, 철학을 최고의 가치로 표방하던 지도자들 역시 사라지고 있는건 아닌지 우려된다.

범시대적 비전 보다 연대, 공감따윈 필요없는, 내 앞의 이익이 우선인 사회가 다가오는 것 만 같은 불안감마저 든다.

치열하게 겨뤘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지역민들이 지지했던 후보가 패배 했지만 그렇다고 황망해 하며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차기 정부에 국정과제로 건의할 전남지역 공약도 서둘러야 한다. 마침 전남도가 내놓은 '으뜸전남 미래전략' 69개 과제가 눈길을 끈다.

지역 미래 발전을 이끌 국립의대를 비롯해 해상풍력 등 '으뜸전남 미래전략'을 차기 정부 국정과제로 반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으뜸전남 미래전략'은 '신해양·문화관광·친환경 수도 전남'의 비전 아래 8대 추진전략, 69개 과제(핵심과제 34건·지역발전 과제 26건·제도개선 건의 9건), 82조원 규모로 구성됐다.

전남도는 대표 과제로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에 '국립의과대학' 설립 △친환경 에너지 대전환을 선도할 세계 최대 '8.2GW 해상풍력 발전단지'와 '국립 해상풍력 에너지연구소' 설립 △내년 국비에 타당성조사 용역비 15억원이 반영된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구축 등을 제시했다.

해양생태자원과 역사문화를 활용한 전시·체험·교육을 위한 '국립해양수산박물관' 건립 △남도음식의 조리법을 발굴·보존하고 세계화할 '국립남도음식진흥원' 설립 △'선진국형 농작물 재해보험 전면 도입' 등도 눈에 띈다.

이밖에 국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다도해 갯벌습지정원 조성,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핵심과제 34건과 친환경선박 산업 클러스터 구축, 국립 보성강 구석기 문화 박물관 건립 등 지역발전과제 26건, 인구감소지역 특례 지원제도, 지방하천의 국가지원 확대, 지역자원 시설세 과세 확대 등 9건의 제도개선 과제도 포함됐다.

전남 지역민들의 먹을거리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정부와 정치권, 전남도가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선거과정에서 절반으로 갈린 민심을 수습해 '통합의 시대'로 나가야 하는 과제 말이다.

통합을 얘기할 때 역사가들은 중국의 진시황제를 예로 든다. 만리장성·아방궁 축조, 분서갱유 등 폭정을 자행했다는 점에서 평가가 엇갈리지만 그가 정복전쟁을 끝내자 마자 기원전 221년에 중국을 하나의 국가로 통일한 방식은 꼭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진시황제는 중앙이 지방을 통치하는 군현제를 실시했다. 전국 시대의 혼란은 지방 귀족들의 통치를 인정한 분봉제 때문으로 봤기 때문이다. 진 영토를 전국 36개 군과 현으로 재편하고 중앙에서 임명한 관리를 파견했다. 전국의 문자와 화폐, 도량형을 통일 했으며 전국에 도로와 운하를 건설했다. 공문서와 법령의 문자는 물론 황금을 상폐, 동전을 하폐로 규정하고 화폐를 통일 시켰다. 도량형의 명칭도 길이는 촌·척·장, 양은 승·두·통, 무게는 양·근·석으로 했다. 마침내 현 중국의 중앙집권 체제의 기본 골격의 토대를 완성하는데 성공했다. 천하를 통일한 지 불과 12년만의 일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입은 상처가 쉽게 아물지는 않을 것같다. 그렇더라도 승리의 자축보다 겸허히 국민의 목소리를 청취하며 '통합의 시대'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12년만에 천하를 통합한 진시황처럼 말이다.



박간재 기자 kanjae.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