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전일칼럼> '복합쇼핑몰'말고, 호남의 미래를 듣고 싶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 오피니언

전일칼럼> '복합쇼핑몰'말고, 호남의 미래를 듣고 싶다

광주에 없는 복합쇼핑몰 이슈화
국비 1원도 지원없는 상업 시설
표계산에 홀대론 갈라치기 직격
지역문제 쟁점화로 갈등 조장
민주당 지역 공약도 차별성없어
남은 선거기간 정책 경쟁 나서야

게재 2022-02-27 18:04:06

지난 23일 재외국민 투표를 시작으로 제20대 대통령 선거 막이 올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판세는 독주가 없는 예측불허의 혼전이다.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녹취록을 비롯해 주가조작 의혹 등 각종 파일들을 총동원해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종반전에 접어든 대선 정국의 돌발 이슈는 광주복합쇼핑몰 논쟁이다. 윤석열 후보가 광주에 스타필드와 같은 복합쇼핑몰이나 창고형 할인매장이 없는 틈새를 비집고 민주당 책임론을 꺼내며 촉발시켰다. 개념도 틀린 '광주가 GDP 꼴찌'라는 양념까지 뿌렸다. GDP(국내총생산)가 국가적 의미이고, GRDP는 지역내 총생산량을 뜻하는데, 2020년 기준 전국 17개 광역시도 1인당 GRDP 꼴찌는 대구가 맞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약속합니다. 광주에 복합 쇼핑몰을' 문구로 플래카드를 교체하는 공세를 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광주에 내려와 간담회까지 여는 정치 이슈화로 기세를 올렸다.

복합쇼핑몰 '다섯글자'가 민주당 심장부에 던진 파장은 지역경제와 구조와 산업, 민주당의 권력화된 헤게모니 문제점을 들춰내고 비판하는 등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복합쇼핑몰 공세는 지역민 입장에선 영 뒷맛이 씁쓸하다. 민주당을 비판하기 위한 프레임으로 국비 1원도 지원할 수 없는 대기업 상업시설 유치를 시민의 소비 욕구에 편승, 지역공약이라고 내놓은 저의가 불편할 따름이다. 기업이 경제성을 따져 투자할 쇼핑몰 유치를 약속한 대선 공약 플래카드는 '지역민들이 명품에 관심을 가지면 투쟁력이 저하될 것을 우려한 민주당이 복합쇼핑몰을 막았다'는 궤변과 맞물려 광주시민을 무참하게 만든다.

이쯤되면 도를 넘는 지역 모독이고 정치 공세이다. 입만 열면 광주정신을 존중한다는 말을 하면서도 속셈은 갈등을 조장하는 행태는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치다. 박정희 정권을 비롯한 역대 군사 정권의 의도적 차별과 홀대에 의한 상처가 크고도 깊은 데, 아무 거리낌없이 지역 갈등 조장으로 아픔을 헤집고 있으니 국민통합 의지가 과연 있기나 하는지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의 무례한 호남 인식은 20대 대선에서 너무 노골적이다. 선거 전략으로 일정 부분 이해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지켜야할 금도는 있다.

2017년 당시 신세계가 광천동터미널 일대에 추진한 복합쇼핑몰은 광주시와 수차례 협상 과정에서 특혜 시비와 골목상권 보호 등의 이유로 부정적 목소리가 거세, 결국 물거품이 됐다. 오래전부터 인터넷 맘카페를 비롯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복합 쇼핑몰 여론이 확산된 터라 유치 무산에 대해 광주시와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을 향한 비판도 터져 나왔다. 기업이 종합 판단해 결정을 했을 것인데 이를 전적으로 정치권 책임으로 규정,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프로파간다이다.

복합쇼핑몰이 지역발전을 견인한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더 좋은 환경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공간인 것은 맞다. 민주당 소속 단체장인 광주시가 소상공인의 반대 속에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원정 쇼핑과 '노잼 도시' 탈출을 위한 복합 쇼핑몰 건립 추진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는 이유일 것이다. 분명한 것은 동네에 대형 마트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한 가정의 삶의 터전이 된 슈퍼는 자취를 감추었고, 슈퍼 주인은 노점상으로 전락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도 시민의 쇼핑 편리와 삶의 질 향상에 요구가 큰 상업시설은 기업의 투자에 의해 지자체 허가로 가능한 사업이기에 정치권이 나서 여론을 호도할 일도 아니다. 이 뿐만 아니다. 승인 절차가 답보 상태인 흑산공항이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무안공항 문제에도 대안은 없고, 오로지 갈등 사안만을 건드려 안타깝다. 국민의힘이 '툭하면 갈라치기로 분열을 조장한다'고 민주당을 향해 비판했는데, 서로 욕하면서 닮아간다는 말이 딱들어 맞는다. 오죽 화가 났으면 흑산도를 방문한 이준석 대표에게 주민들이 "국민의힘은 흑산 주민을 기만하지 말라"는 플래카드로 '환대'했겠는가.

다시 선거의 원론을 꺼낸다. 선거는 상품을 파는 마케팅과 같다. 이를 대입하면 후보 존재감과 매력, 공약, 주변 사람 추천이 선택의 주요 요소일 것이다.

그런데 여야가 제시한 광주·전남 공약을 보자면 상당수 기존 사업을 포장하고 구체성이 떨어져 변별력이 없다. 복합쇼핑몰같은 소모적 논란에 세부적 논의나 정책 경쟁도 실종돼 그야말로 유권자 홀대다. 두 후보의 매력은 어떤가? 역대 최고 비호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흠집내기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유권자들에게 설렘과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심장부인 광주·전남에서 지지율 반등이 없어 고민이 깊다. 국민의힘은 광주·전남 득표율 목표 수치를 20%, 25%, 30%까지 올리는 고무적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공약이 맘에 안든다거나 민주당 독점 권력에 대한 불만 표출 등 다양한 해석도 있겠지만, 전략면에선 '샤이 이재명' 존재만 따지고 "막판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민주당"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뿐이어 간절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치인들의 활동에 불만을 쏟아내는 일반 시민들의 속앓이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국민의힘이 호남과 동행을 공언한 지가 한 두 해가 아니고 윤석열 후보 역시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다고 공언한 것처럼, 지역 비하와 갈등 조장으로 광주·전남을 짓밟지 말고 미래 비전의 그림을 보여주길 바란다.

3월9일 저녁이면 탄생할 대한민국호의 선장은 움츠린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 하기에 ,후보들은 마지막까지 비호감 경쟁으로 끝나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