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투자 귀재들의 혁신 그리고 실수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전설적인 투자 귀재들의 혁신 그리고 실수들
  • 입력 : 2022. 01.20(목) 13:33
  • 이용환 기자

시장을 뒤흔든 100명의 거인들

켄 피셔 | 페이지2북스 | 3만5000원

뉴욕증시가 폭락했던 지난해 11월 1일 '검은 월요일'에 뉴욕 증권 거래소 관계자들이 주가 동향을 살피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뉴욕시 맨해튼 남부에 위치한 월스트리트는 미국 금융시장의 중심이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이다.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이곳을 통해 전 세계에 퍼지며, 이곳의 붕괴는 전 세계 금융 시장 붕괴로 이어진다. 1929년 월스트리트의 검은 목요일과 검은 화요일은 곧 세계 대공황으로 확산됐고, 2008년 전 세계를 혼란에 빠지게 한 세계 금융위기의 근원지도 이곳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월스트리트가 하루아침에 등장한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가 태동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거의 2세기 동안, 금융에 뛰어든 수많은 참여자는 혁신, 실수, 의도하지 않았던 추문 등을 통해 지금의 월스트리트를 만들었다.

미국의 증권분석 전문가이면서 33년 동안 포브스에 칼럼을 연재한 켄 피셔가 쓴 책 시장을 뒤흔든 100명의 거인들은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월스트리트를 만든 100명의 인물을 선발해 그들의 업적, 사건, 사생활 등을 풀어냈다.

그가 선정한 100명이 모두 존경할 만한 인물은 아니지만 경제학자부터 언론인, 사기범, 투기꾼까지 다양한 분야의 인물로 구성된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현재의 금융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유럽의 자본을 미국에 들여와 지금까지 전설이 된 '로스차일드 가문',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자본가로 평가받는 'J.P 모건', 미국 최초의 지주회사를 설립한 '토머스 포춘 라이언' 등은 월스트리트라는 판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이며 여전히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타고난 투기꾼이었으나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제시 리버모어', 증권 업계의 날카로운 감시자에서 교도소 수감자가 된 '제임스 랜디스', 구두닦이 소년에서 영향력 있는 메신저로 성장했지만 결국 투자 실패를 맞이한 '패트릭 볼로냐' 등 월스트리트에서 악몽을 경험한 사람도 수두룩하다.

책은 월스트리트의 발전이 연대순으로 실려 있다. 11개의 장으로 구분되며 월스트리트의 기초를 세운 인물, 성장시킨 인물, 자금을 조달한 인물, 혁신한 인물, 미국 경제에 융합시킨 인물 등이 등장한다. 월스트리트를 개혁한 인물, 체계화시킨 인물, 추문을 일으킨 인물, 돈을 벌거나 잃은 인물, 기타 잡다한 인물들도 눈에 띈다.

각종 사기 사건의 근원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신의 이름을 금융사기의 대명사로 만든 '찰스 폰지'의 이야기부터 최초의 언론플레이로 주가를 가지고 논 '토머스 로슨', 현란한 화술을 이용한 전화 증권 판매로 전설이 된 '월터 테리어'의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점성술을 활용한 증권 예측으로 월스트리트 화제의 중심이 되었던 '이밴절린 애덤스', 누추한 차림 속에 유가 증권을 가득 숨겨 다녀 '월스트리트의 마녀'라는 별명을 얻은 '헤티 그린'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코로나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대한민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 또한 널뛰기를 거듭하고 있다.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다. 이런 상황에서 '월스트리트의 마녀'라고 불렸던 헤티 그린이라면 어떻게 돈을 불렸을까.

그의 투자전략은 간단하고 단순하다. 절대 '대박' 을 노리지 않았고, 매년 6%의 수익을 얻으려 안전하고 건실한 주식에 장기간 투자했다. 근검절약하는 구두쇠 전략도 들어있다.

"재산을 불리는 일에 특벽한 비결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의 결실을 그냥 써버리지만, 쓰지 않고 복리로 증식하는 것 그것이 전부"라는 월스트리트의 마녀를 통해 주식에 관심있는 많은 이들이 투자에 관한 가르침을 얻길 기대한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