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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호남,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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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호남, 민주당

경선후 복합작용으로 이후보 관망
이재명 색깔로 선대위 전면 손질
소수 몽골기병처럼 변화 혁신 주도
선대위 개편 첫 행선지 텃밭 위무활동
호남을 국정 파트너 대상 믿음주고
지역발전 그랜드공약 보따리 풀어야

게재 2021-11-28 18:00:0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100일 일정의 본격적인 민심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은 3차례 보강한 원팀 선대위를 몸집이 크고 무기력하다는 명분으로 이재명 별동대로 바꾸고 텃밭 호남에서 첫 위무 활동을 개시했다. 김종인위원장 합류 문제로 2주간 진통끝에 6본부장 체제 선대위를 출범한 국민의힘도 개문발차했다.

'이재명 색깔'로 채색한 선대위와 당 쇄신안이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향후 어떻게 발휘될 지 최대 관전 포인트이다. 호남은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이낙연후보에 근소한 표차로 표를 나눠줬다. 이를 반영하듯 DJ 이후 호남대통령에 대한 열망으로 호남의 경선은 치열했다. 그동안 전통적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호남은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이후 DJ를 비롯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그런데 선대위 쇄신후 첫 행선지인 광주·전남에서 열성 지지층을 빼놓고 "찍을 사람이 없다"고 푸념하는 이들을 보면 여전히 이재명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리얼미터가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64.9%이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9.1%였다. 역대 김대중(94.7%), 노무현(93.4%), 문재인(89.2%), 정동영(79.5%)후보의 대선 호남 득표율에 한 참 못미친다. 호남을 상수로 놓고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는 이후보에게는 조바심나는 수치다. 국민의힘에 대한 적극 지지도 드러나지 않지만, 민주당에 대한 절대적 지지도 엷어지고 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내로남불과 끼리끼리 챙겨주기, 내편은 맞고 네편은 틀리다는 이분법적 사고로 피아를 가르는 민주당의 태도에 실망과 분노감이 팽배한 요인이다. 이러니 경선 후유증탓만 할 얘기는 아니나 "민주당 얘기만 들어도 질려버린다"는 목소리에서 애증이 교차함을 느껴진다.

더 들어가보면 인정하고 싶지 않겠으나 경선 이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인사들의 행태도 원팀을 가로막는 불편한 현실도 목도하게 된다.

국회의원 0선의 이재명후보는 민주당의 비주류였고, 경선 과정에서 그를 도운 많은 이들이 민주당의 주류 세력과는 거리가 먼 변방에 머무른 다수였다. 그런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에서 헤게모니를 쥐려는 완장찬 이들의 볼썽사나운 행동들이 돌출하면서 현직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과의 갈등도 터져나와 전력 결집을 저해하고 있다. 전남지역의 한 단체장은 "민주당이 원팀을 외쳤지만 전혀 화학적 결합은 되지 않고 오히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인사들이 지역 정치를 분열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어 대선앞으로 나갈 수 있겠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몽골기병을 콘셉트로 하는 선대위가 지역의 밑바닥 정서를 정확히 인식하지 않고선 물과 기름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하는 대목이다.

지난 17대 대통령선거에서 전주 출신 정동영 민주당후보가 출마했지만 호남권 투표율은 65%대에 그친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5·18정신으로 뭉쳐온 호남은 '일 잘하고 말잘하고, 시원·통쾌한 인파이터형'의 이재명후보에게 경선 과정에서 높은 지지율로 교감했다.

호남을 연고로한 이낙연 전 대표에게 쏠림없는 전략적 투표에 힘입어 민주당 최초 TK출신으로 대통령후보가 된 이재명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후 지역기반의 경쟁력을 갖춘 역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컨벤션효과도 없고 대장동에 발목이 잡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싹바꾸고 신발끈을 다시 동여맸다.

소수와 속도전 콘셉트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선대위로 쇄신한 이재명후보는 26일부터 29일까지 광주·전남 민생 현장과 소통하고 윤석열후보와의 차별화된 행보로 지난 23일 전두환씨 사망에 따른 결집된 광주정신에 호응했다. 호남행 매타버스 탐방은 이후보에게 많은 힘과 의미를 부여했을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이후보가 광주·전남을 완전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다. 현란하고 톡쏘는 사자후가 지역 민심을 잡는 특효약은 아닐 것이다.

이재명후보는 호남이 문재인대통령의 굳건한 국정파트너로 전폭적 지지를 보냈던 것처럼 호남에 대한 신뢰감을 줬는지 자문해봐야한다. 이는 말이 아닌 진정성이 통해야 무한 애정을 담보할 수 있다. 그러기에 이후보가 수도권 집중화의 혜택을 본 경기도지사로서 목도한 피폐해진 지방의 그랜드 회생 대책 보따리를 풀어야한다. 이를테면 대한민국 인공지능 혁신거점을 표방한 광주를 이후보가 밝힌 디지털 대전환의 전진기지로, 전남을 에너지수도로 노무현후보와 같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통해 전국화와 세계화도 빼놓을 수 없는 지역민 최대 염원의 버킷리스트이다.

부정적으로 덧칠해진 대장동프레임을 신실한 마음으로 깨뜨리고 후보의 말씨와 태도, 측근들의 겸손함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야만이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음도 유념해야 한다.

내년 3월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일까지 앞으로 100일남았다. 긴시간이다. 사과와 눈물, 큰 절 등 낮은 자세 모드로 나선 이후보에게 몇번의 출렁임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악어의 눈물과 진정성은 동전의 양면이다.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문재인대통령이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에서 얻었던 득표율(41.1%)에 10%를 더 추가해야 초박빙이 예상되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 계산 빠른 이후보에게 민심을 얻을 대책은 확실하게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 정권재창출의 대업은 후보자의 진정성과 콘텐츠에 달려있다. 승부는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