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백신 덕에 가족 볼 수 있어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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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한가위, 백신 덕에 가족 볼 수 있어 행복했어요"
접종 후 첫 고향 발길 이어져 ||상인들 “설보다 많이 좋아져”||버스, 거리두기 없이 꽉 채워
  • 입력 : 2021. 09.22(수) 16:56
  • 김해나 기자
"가족들이 모두 백신을 맞아 이번 명절은 이전보다 풍성하게 보냈어요. 가족들과 정치 이야기며 각자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너무 뿌듯했습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정오께 광주송정역 대합실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좌석 예매가 한쪽밖에 되지 않는 등 예년 명절과 비교하면 승객이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 있던 귀경객들의 표정은 지난해보다 훨씬 밝아 보였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 덕이다.

부모님을 보기 위해 보성에서 광주를 찾은 김모(59) 씨는 "코로나다 뭐다 해 부모님을 뵌 지 2년이 넘었는데, 이번 추석에는 만나 뵀다. 어디 돌아다니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가족들하고 밥도 먹고 부모님이 여전히 건강해 마음이 놓인다"며 "백신도 맞았으니 앞으로 자주 광주에 와야겠다"고 말했다.

광주송정역 대합실 안 식당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손님의 수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지난 설에 비하면 수익 등 많은 부분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대합실 내 전주현대옥 사장 최모 씨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손님이 확연히 줄어들었고 특히 올해 설 때는 손님이 너무 귀해 온종일 기다린 적도 있었다"면서 "이번 추석은 백신 접종도 해서 그런지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코로나로 인해 큰 피해가 있다는 생각은 안했다"며 밝게 웃었다.

같은 날 서구 유스퀘어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매표소 앞은 귀경길 버스를 예매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고 투명가림막 사이에서 티켓을 사는 것이 익숙한 듯 시민들의 모습에 불편함이 없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점점 사람이 늘자 거리두기를 위해 비운 좌석에도 사람들이 앉았다. 시민들은 백신 접종으로 지난 명절보다 왕래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의견에 하나같이 공감했다.

선모(47) 씨는 "외동아들이라 부모님이 적적해하실까봐 코로나19 유행 기간에도 매번 고향을 방문해왔다. 그때마다 항상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부모님 두 분 다 접종을 완료했고, 나 또한 2차 접종 예정자라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이어 선 씨는 "코로나 기간 동안 지낸 명절 중 이번 연휴가 가장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1년 반 만에 고향을 찾은 40대 최모 씨는 "2차 접종까지 해서 오랜만에 왔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아무래도 백신도 맞았고 참을 만큼 참았으니 다들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거리두기 지침을 위해 창가에만 배석을 한 기차와 달리 버스는 몰려온 인파에 전 좌석을 내어줬다.

서울행 버스를 기다리는 최 씨는 "기차는 거리두기 지키려고 옆 좌석을 비웠다는데 버스는 자리를 꽉꽉 채웠더라. 장시간 이동할 생각에 벌써 피곤해진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