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기고·서은수>산사태로부터 모두를 지키는 지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 오피니언

기고·서은수>산사태로부터 모두를 지키는 지혜

서은수 전남도 동부지역본부장

게재 2021-09-14 16:24:58
서은수 전남도 동부지역본부장
서은수 전남도 동부지역본부장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태풍이 온다는 소식이다. 지난 여름 독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큰 폭우가 쏟아지면서 독일에서 170명, 벨기에서 32명 이상이 숨졌다고 한다.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도 폭우가 쏟아져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지난 7월 5~6일 이틀간 도내에서도 최대 시간당 72mm, 누적 강우량 531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이로 인해 인명과 많은 재산 피해가 있었다. 해가 갈수록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 등 자연이 보내는 신호가 심상치 않다.

최근의 산사태는 발생규모가 시기별로 지역별로 집중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상류에서 발생된 소규모 산사태가 계곡부에서 토석류로 확대되어 생활권 지역에 대규모 재해를 유발시키는 사례 또한 빈번해지고 있다. 전망이 좋고 풍광이 아름다운 환경에 거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생활권의 확대로 이어지면서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산사태는 태풍이나 장마철 호우가 일정지역에 집중될 때 산지경사면에서 토양층이 빗물의 양을 이기지 못하고 암반 경계면에서 분리되면서 중력에 의해 밀려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토석과 나무가 많은 양의 물과 함께 뒤섞인 토석류(土石流)가 발생하여 계곡을 따라 매우 빠른 속도로 흘러 하류 생활권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게 된다. 산사태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산사태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경사지가 있는 마을이나 주택지에서는 집중호우나 태풍 시 산사태 예방을 위해 경사면을 포함하고 있는 밭이나 개활지 등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의 개발 특성을 보면 급경사지에 설치된 여러 인공 시설물은 주변 토질의 약화를 초래하고 흐르는 물을 집중시키는 등 산사태를 초래할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지난 여름 폭우 시 발생한 광양 진상의 주택조성부지 하단부 산지사면 붕괴사고는 개발 현장의 문제점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주택 2채와 창고 3채가 매몰, 파손됐다. 산림청의 산사태 원인조사단 결과를 보면 강우와 지질, 지반, 지형, 임상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붕괴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상부 주택 조성 부지 내 배수가 불량해서 붕괴지역으로 유입된 것이 붕괴 발생에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시설물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부지를 평평하게 해야 하나, 넓은 면적에 내린 빗물이 한곳에 집중되고 그곳의 토질이 연약할 경우 사태가 발생하기 쉽다. 그러므로 유수가 안전한 장소로 흐르도록 부지의 구배(勾配·경사면의 기운 정도)를 조정하고, 집수된 유수가 안전하게 빠져나가도록 배수시설을 해야한다. 도로면의 표면수 또는 도로 옆의 배수로를 넘친 유출수가 도로 면을 넘어 위험지역으로 흐르지 않도록 배수로를 잘 정리하고, 배수로 하부로 유입돼 세굴로 인한 사태 유발이 없도록 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사전 대피도 중요하다. 산사태로 인한 피해는 낮보다는 밤이나 새벽시간에 주로 발생되고 있다. 산사태로부터 위험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산사태 위험예보(관심, 주의, 경계, 심각)를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잠자는 시간이나, 주변 상황파악이 어려운 밤에는 위험도를 느끼기 어렵다. 따라서 호우가 계속될때에는 마을회관 등 안전한 곳으로 사전 대피해야 한다.

전남도는 산사태 우려가 있는 위험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지난 제12호 태풍 '오마이스' 때도 산사태 위험예보를 발령하고, 산사태피해 우려지역 주택 1,502가구, 주민 1,930명을 선제적으로 대피 조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많은 비가 내렸지만 인명피해는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렇듯 산사태 등 재해에 있어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신속하고 강한 대처가 필요하다. 자연재해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를 예측할 수 없다. 사전에 방지하고 대처해야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다.

평상시 내 주변에 붕괴 가능 지역이 있는지 살펴보고, 비상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정해둬야 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에도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공간을 유지하고 만들어가는 첫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