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올림픽서 유종의 미 거두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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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마지막 올림픽서 유종의 미 거두고 싶어요"
광주서구청 여자 펜싱 강영미 ||서른 살 넘어 펜싱 인생 활짝 ||은퇴·출산 미루고 올림픽 준비 ||리우 때보다 기량 향상돼 자신||"도쿄에 태극기 꽂고 오겠다"
  • 입력 : 2021. 07.21(수) 17:11
  • 최동환 기자
2020도쿄올림픽에 나서는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 강영미. 광주 서구청 펜싱팀 제공
"마지막 올림픽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요."

'한국 펜싱 여자 에페의 맏언니' 강영미(36·광주 서구청)가 오는 23일 개막하는 2020도쿄올림픽에서 선수생활 마지막 승부에 도전한다.

강영미는 여자 에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장을 내밀며 지난 19일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로 향했다.

펜싱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첫 메달(금 1·동 1개)을 획득한 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1개)부터 효자종목으로 부상했다. 런던올림픽에서는 금 2·은 1·동 3개를 획득했고, 리우올림픽에서도 금 1·동 1개를 수확했다.

하지만 여자 에페에서는 아직 금메달이 없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고 개인전 메달리스트는 없다.

여기에 강영미는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2016년 리우에서 노메달의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때문에 개인 두 번째 올림픽 도전인 도쿄에선 반드시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최고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다.

강영미는 도쿄로 가기 전인 지난 11일 진행된 전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리우올림픽에선 첫 올림픽이라 긴장해 16강에서 탈락해 아쉬웠다"며 "리우 때보다 내 기량이 훨씬 좋아졌고 국제 무대 경험도 쌓인 데다 선수 구성도 좋아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에페는 이번 도쿄올림픽에 세계 8위 강영미를 비롯해 최인정(세계 2위), 송세라, 이혜인 등 4명이 출격한다. 신예인 송세라와 이혜인도 세계랭킹 10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무엇보다 팀워크가 좋다. 지난 3월 펜싱월드컵 카잔대회에서 한국 여자 에페대표팀은 개인전에서 최인정이 1위, 강영미가 3위, 송세라가 7위를 기록했고 단체전에선 은메달을 따내며 상승세를 탔다.

인천 만수여중 1학년 때 체육교사의 권유로 처음 칼을 잡은 강영미는 서른 살 넘어서 활짝 핀 '늦깎이' 선수다.

그는 대학 시절 전국선수권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유망주로 꼽혔지만 20대까지는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개인 성적을 내지 못했다. 국제종합대회 생애 첫 출전인 2016 리우올림픽에선 16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서른 셋이 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며 세계펜싱연맹(FIE) 세계 2위까지 올라가는 등 기량이 만개했다. 이후에도 201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 동메달·단체전 금메달, 2020년 바르셀로나 월드컵 개인전 동메달·단체전 금메달, 2021년 러시아 카잔 월드컵 개인전 동메달 등의 성적을 거뒀다.

만 36세인 강영미는 여자 운동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다. 당초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하려 했으나 올림픽이 1년 미뤄지면서 은퇴와 출산을 미루고 이번 올림픽 준비에 올인했다.

기초 체력을 다지는 동시에 자신의 단점인 전술운영능력을 키우는 데 전념했다. 지난 리우올림픽 때 상대방 칼을 제압하고 들어가는 공격력이 뛰어난 힘의 펜싱을 구사하는 자신의 장점을 역이용해 기습공격을 들어오는 것에 당황하며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 그는 마인드 컨트롤 훈련을 통해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면서 상대를 한 번에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강영미는 "올해 결혼 5년 차인데 도쿄올림픽을 위해 아이 갖는 걸 미루면서 죽기살기로 훈련했다.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고려 중인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서 항상 나를 응원해주는 신랑과 부모님, 광주시민들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 도쿄에 태극기를 꽂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강영미는 오는 24일 여자 에페 개인전을 치른 뒤 27일 여자 에페 단체전에 나선다.

강영미 프로필

신체=164㎝/63㎏

주종목=에페

소속=광주 서구청

장점=파워있는 공격

주요 경력=2021년 러시아 카잔 월드컵 개인전 동메달

2020년 바르셀로나 월드컵 개인전 동메달·단체전 금메달

201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 동메달·단체전 금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

2016년 리우올림픽 개인전 14위·단체전 6위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