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갯벌, 해상데크 설치계획, 계자연유산 등재 걸림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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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순천만갯벌, 해상데크 설치계획, 계자연유산 등재 걸림돌 우려
인공시설물 설치로 생태계 훼손 위기
  • 입력 : 2021. 04.12(월) 10:53
  • 순천=박종주 기자
순천만갯벌이 해상데크 설치계획으로 훼손될 위기에 놓여있다. 순천시는 2019년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어촌뉴딜 300사업'에 '순천만갯벌 어부십리길 조성사업'으로 선정되었다. 이 사업은 낙후된 어촌어항의 접근성과 정주여건 개선으로 어촌 소득 증대가 목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세부사업 중 화포와 우명 갯벌에 설치 계획인 1㎞의 해상데크가 순천만에 남은 유일한 자연해안선 구간을 지나고, 그곳에 서식하는 해양보호생물에 대한 고려없이 계획이 수립되었다는 점이다.

해양수산부와 기본계획 협의 전 갖은 전문가들의 사전자문과정에서도 여러 위원들은 시설의 유지관리와 예측불가능한 이용상황, 해양자원 유지 차원에서 데크 설치사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문제점들을 지적한 바 있었다.

해상데크 설치 계획의 철회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자처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그곳은 해양수산부지정 해양보호생물인 흰발농게와 대추귀고동, 붉은발말똥게, 갯게 등이 집중 서식하는 곳이며, 사람들의 출입이 어려워 서식지가 잘 보전되어 있다. 특히, 봄과 가을이면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와 청다리도요사촌가 이용하는 핵심적인 먹이터와 휴식지이다"라고 말하며,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실제 지난 1일에 열린 환경·시민단체 간담회 과정에서 해양보호생물과 멸종위기종에 대한 서식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순천시 담당자와 용역 관계자는 알지 못했고, 해상데크 조성에 따른 주변 환경영향이나 멸종위기종들에 대한 보호대책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어촌뉴딜300 사업 지침에 따라 진행하였기에 법적 문제는 없다고 말하지만, 순천만갯벌은 국가지정 보호지역이며 국제적으로 중요한 람사르사이트이다. 2021년 세계자연유산 지정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생물서식공간임에도 경관적 가치와 환경영향을 소홀히 한 점은 지적받기 마땅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순천만갯벌은 신안, 고창, 서천 등 서남해안 갯벌 4곳과 함께 세계자연유산을 등재를 앞두고 있다. 순천만갯벌에 설치될 인공시설물 해상데크 설치는 지정 자체가 취소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유네스코는 4~6년마다 재심사를 통해 보존상태가 불량할 경우 취소하기도 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한편, 기자회견과 순천시장 면담후 '순천만갯벌 파괴하는 해상데크 철회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해양수산부와 문화재청, 전남도, 순천지역구 국회의원, IUCN, 람사르사무국 등에 관련 내용에 대한 시민 의견서와 질의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갯벌보호와 실질적인 어항어촌 정주환경 개선, 어촌소득 증대를 위해 지역민의 합당한 의견이 반영돼 계획이 수정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계획이다.

순천=박종주 기자 jongju.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