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일주이슈 25-3> "위안부 아니고 '일본군 성노예'입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 정치

일주이슈 25-3> "위안부 아니고 '일본군 성노예'입니다"

美 마크 램지어 교수 논문 파장
‘위안부=자발적 매춘부’ 묘사 등
“논거·학자적 양심 없다” 거센 비판
왜곡·망언 특별법 제정 목소리도

게재 2021-03-07 18:04:37
서울 계성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앞 분수마루에서 '전시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였다'고 주장한 존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수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서울 계성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앞 분수마루에서 '전시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였다'고 주장한 존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수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를 '자발적 성매매 여성'으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 논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학술적 가치가 없는 논문이라는 비판과 함께 '위안부' 대신 피해자 중심의 '일본군 성노예'라는 표현을 사용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 '자발적 매춘부'… 논거 없고 오류多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8페이지 분량의 이 논문에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prostitute)'로 규정하는 등 국제사회의 공식 입장과 반대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학계는 해당 논문이 기본적인 논거조차 갖추지 않은, 학술적 가치가 없는 자료라는 입장이다. 논문 내용은 물론 제목에도 일본 극우세력의 입장을 대변하는 뉘앙스가 담겼다는 것이다.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인권법·법사회학 전공)는 "법률에서 '계약(contract)'의 의미는 굉장히 중요하다. 자유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진정한 의사에 의해 계약서를 썼다는 뜻"이라며 "전쟁기에 존재해 온 성매매가 아니라 군대가 운영하는 위안소로 끌려가 성착취를 받은 피해자들을 다루는 만큼,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이라는 논문 제목은 그간의 연구 내용들을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안부'란 용어는 일본군들이 강제로 조선 농촌의 가난한 여성들을 끌고 가면서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사용했다. 당시 취업 사기부터 유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들을 끌고 갔는데, '위안부'는 마치 스스로 간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고용계약서 등 입증자료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는 점도 지적했다.

안진 교수는 "가장 큰 논리적 결함은 고용계약서 같이 '자발적인 성매매 행위'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라면서 "계약은 '진의(진정한 의사)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설령 계약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성들의 진의가 아닌, 강요에 의한 계약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램지어 교수는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가 매춘 계약을 맺었다는 계약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인 논문에 담긴 '조선인 위안부가 공인된 매춘부이고 일본에 의해 납치돼 매춘을 강요받은 '성노예'가 아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인정한 셈이다.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일본법학 교수의 공식 직함은 '일본 법학 미쓰비시 교수'다. 최근엔 전범기업인 미쓰비시가 하버드대에 조성한 기금으로 교수에 임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안진 교수는 "(램지어 교수는) 세계적 권위의 미국 하버드 대학의 로스쿨 교수이면서도 일본의 극우적인 현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친일 미국인 학자'"라면서 "한국에도 일본이 육성한 친일 학자들이 있다.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 가짜뉴스에 해당되는, 국내 극우 세력의 입장을 다수 인용했다. 이는 학자적 양심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 왜곡·망언 특별법 제정 목소리도 높아

1994년 UN 인권 시민적·정치적권리(B규약) 위원회는 일본에 위안부라는 용어 대신 일본군에 의한 '성노예'로 바꿔 부를 것을 권고했다.

지난 2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유족회(회장 양한석(고 김순덕 씨의 아들))는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용어를 '성노예 피해자'로 변경할 것과 역사 왜곡·망언 방지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일본군을 위안한다는 '위안부'는 가해 사실을 부정하는 일본이 만들어낸 것이고, 일부 학자들은 아직도 피해자들을 향해 자발적 매춘을 했다는 반역사적 망발과 반인권적 모독을 하고 있다"며 "국회가 나서 이런 역사 왜곡과 망언을 예방할 수 있는 특별법을 만들어 피해자들의 존엄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996년 유엔 인권위원회와 1998년 유엔 인권소위원회 특별보고관의 보고서에는 '일본 및 일본군에 의한 성노예(Military Sexual Slavery by japan)'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해당 용어가 문제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국제용어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2월 출범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유족회'는 유족과 생존자 가족들이 중심이 돼 추모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신고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는 모두 240명으로, 이 중 15명만 생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