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발 집단감염에 대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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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종교발 집단감염에 대한 '분노'
  • 입력 : 2021. 02.02(화) 17:15
  • 최원우 기자
최원우 사회부 기자
"새해에는 코로나가 없어지길"이라는 말은 2021년 국민 모두의 소망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에 대해 이미 인지했고, 1년이 넘게 코로나를 겪으며 대책 등을 마련해 실행해왔다. 그렇게 새해에는 코로나로부터 서서히 벗어나 끝내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 진심을 바랬다.

하지만 2021년 1월 광주에서만 코로나 확진자가 700여 명이 발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광주 확진자가 1000여 명이였던 것에 비하면, 지금의 상황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개신교 관련 단체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이로 인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n차 감염 확산은 시민들에게 분노의 불씨를 지폈다.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을 보자면, 거리나 식당 등에서의 코로나 확진자는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개신교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전국적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주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이뤄진 예배와 식사 등 교회 관련 활동으로 인한 집단감염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그동안 금지됐던 대면 종교행사가 제한적으로 허용되면서 이번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신천지 등을 통한 교인들의 집단감염을 겪었던 터라 이번 집단감염이 종교 내에서 끝났다면 시민들의 분노는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집단감염 사태는 가족이나 주변인들에게 감염을 전파해 n차 감염을 발생시켰다. 이에 시민들은 "또 종교단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종교인들 역시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종교인들의 문제일까? 결론은 아니다. 모든 종교인들의 문제가 아닌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일부 종교인들의 잘못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쌓였던 시민들의 불안감과 분노가 이들 모두에게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의 무차별적인 비난과 분노로 인해 종교인들의 상처도 깊을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종교인들이 억울해할 필요가 없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일부 교인들도 교인들이며, 종교발 감염이 지속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시민들의 분노 표출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종교 탄압을 주장하기 전에 같은 종교단체로써 그들이 방역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것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잘지키고 있어", "일부 교인들의 문제야"라며 방치할게 아닌 모두가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면, 자연스레 종교인들에 대한 원망이 사그라 들 것이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