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5-2> 발길 끊긴 대인시장… 수익 감소로 상인들 '울상'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일주이슈
일주이슈 15-2> 발길 끊긴 대인시장… 수익 감소로 상인들 '울상'
재개발지역 영향, 임대료마저 ↑||셀러 판매대행 서비스 제공했지만||문화·예술 시장 콘셉트 실종 ‘우려’
  • 입력 : 2020. 12.13(일) 18:18
  • 도선인 기자

광주 동구 대인시장이 코로나19 장기화와 임대료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발길이 줄어든 가운데 13일 대인야시장의 가게 입구에는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나건호 기자

"야시장 하는 토요일마다 사람이 몰리니깐, 잠깐이라도 수익을 냈는디 지금은 사람 발길이 아예 끊겨버렸제. 오히려 재개발 때문에 임대료만 더 올랐당께. 이제는 정말 못 버텨."

대인야시장 중단으로 방문객이 줄면서 이미 수익은 포기했다는 상인들은 줄을 섰다.

대인시장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강경숙씨는 "장사를 시작한 지 5년 정도 됐다. 토요일마다 100만원 정도 벌었는데 올해는 수익이 0원에 가깝다"며 "야시장이 중단되면서 유동인구가 감소했다. 임대료를 감당 못 하고 작업공간을 뺀 작가들도 있는데, 빈 점포가 많아 을씨년스러울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매주 토요일 야시장에서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던 셀러들도 오갈 데 없어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4월 대인예술시장 운영팀(곰비임비 프로젝트)이 올해 처음 모집한 야시장 셀러는 총 60여팀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은 야시장이 중단되면서 단 한 차례도 매대를 차리지 못했다.

이에 대인예술시장 운영팀은 핸드메이드 제품을 비대면 방식으로 판매하는 공간인 아트컬렉션샵 '수작'을 마련했으며 셀러들에게 판매대행 서비를 제공했다.

5월부터 매달 제품 입점을 희망하는 공방 및 핸드메이드 셀러들을 모집했지만,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10여팀이 최대 수요였다. 또 매장 관리인이 상주할 여력도 없는데다가 하루 방문객은 10명 이하다.

대인야시장에서 셀러 활동을 했던 허미섭씨는 "야시장이 운영될 때는 매주 토요일만 기다렸던 것 같다. 셀러들한테는 대인야시장은 생활이었다"며 "은반지 등 수제 악세서리를 팔았는데, 코로나19로 다른 프리마켓도 취소된 경우가 많아 올해 수익활동은 전무했다"고 말했다.

야시장은 언제 하냐며 문의해오는 사람도 많지만, 상인들이 선뜻 나서 "야시장을 재개장 해달라"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좁은 골목마다 사람들이 밀집해 자칫 코로나19 확진자라도 나오면 정말 끝이기 때문이다.

대인시장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나상길씨는 "야시장이 중단되면서 매출이 많이 감소했다. 특히 토요일만 나와 매대를 차려 늦게까지 장사하던 상인들은 타격이 더 심하다"며 "문화·예술 시장이라는 컨셉이 희미해지면서 특색이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착한 임대인 운동이 불 때도 대인시장만 비켜 갔다. 광주 동구에 따르면, 남광주시장의 경우 200여개 점포 중 20곳에서 임대료를 인하했다. 반면 대인시장의 경우 280여개 점포에서 단 3곳만이 임대료 인하에 나섰다.

오히려 재개발지역인 계림3구역에 들어설 1500여세대 아파트의 시공사가 선정되면서 그 영향으로 일부 점포 자리의 임대료마저 올랐다.

지난 6월 2배 이상으로 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점포를 옮긴 차희씨는 "야시장을 할 때는 밤 11시까지 가게를 열었다. 지금은 사람들 발길이 끊겨 저녁 장사를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임대료 인하는커녕 대인시장 일부(계림3구역)가 재개발지역에 포함되면서 임대료가 올랐다. 급상승한 임대료에 버티지 못하고 자리를 뺀 상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9월 광주 동구는 대인시장 청년상인위원회 주관으로 '대인예술시장 상권 부흥을 위한 협력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인시장 코로나19 대응 방안 △대인시장 재도약 및 관광 활성화 방안 등의 내용을 논의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

광주시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1단계로 전환됐을 때, 한번이라도 야시장을 운영해야 하나 고려도 했지만, 야시장은 좁은 골목에서 먹거리 장사가 주를 이루는 형태기 때문에 감염이 쉽다"며 "현재 대인시장에서 진행 중인 주차장 공사(뉴 대인스페이스)의 경우 상징 조형물을 세우거나 공원과 같은 개방된 공간에서 소규모 공연이나 미디어아트가 가능하도록 해 방문객 유도할 계획이었으나 공사가 지연되면서 사실상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대인예술시장 운영팀은 하반기부터 온라인 및 비대면 방식으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예술인 역량강화교육 등 지원프로그램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청년 예술가 레지던시 지원 프로그램 '묘수2기'확대 △상인 예술매대 제작 프로그램 '잔상' △소규모 원데이 클래스 '한수'등이 있다.

광주 동구 대인예술야시장 개장식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길놀이를 즐기며 음식을 맛보고 있다. 전남일보 자료사진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