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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한 '인맥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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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한 '인맥자랑'

박간재 전남취재부장

게재 2020-11-16 11:23:22
박간재 전남취재부장
박간재 전남취재부장

 "얼마 전 아는 후배를 통해 이병헌씨가 나를 보고 싶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곽도원씨는 직접 전화해 '형님, 꼭 보고 싶어요'라고 하더라."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지상렬이 사회자가 "연예계 인맥이 엄청나시죠?" 라는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그러자 사회자가 "아직 만난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묻자 지상렬은 "그렇다"고 답하면서도 "남자들이 저를 좋아하는 편이다, 연예인이 보고 싶어 하는 연예인이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웃자고 한 얘기였으니 분위기는 더 화기애애 해졌다.

 최근 미국 대선이 끝난 뒤 한 야당 원내대표도 초청 세미나에서 여당을 향해 인맥자랑을 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인적 네트워크는 주로 국민의힘에 많이 있는데 이 자리에라도 와서 한 수 배워가야 하지 않겠는가."

 요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 됐는데 그와 인적 네트워크가 자신의 당 인사들이 민주당 보다 더 많다는 점을 강조 한 것. 우리가 더 많이 알고 있으니 여당도 와서 본받으라는 얘기인 듯했다. 웃자고 한 얘기가 아니었나보다.

 세상 살면서 제일 한심한 자랑이 '인맥 자랑' 이다. 가끔 남자들이 술자리에서 허세를 부릴 때 나오는 멘트가 꼭 "내가, 내 친구가, 누구누구와 가깝다" "내 삼촌이 누구를 잘안다" 등 '왕년에 잘 나갔던 얘기'다. 영양가 없고 허풍섞인 시답잖은 얘기라며 대꾸도 않는 안줏거리들이다. 그 얘기도 시간 지나면 가까운 사이도 아니었던 것으로 들통나기도 한다.

 바이든이 30~40년 전 만났던 한국 정치인을 기억해주면 감사하겠지만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만나 아는 체 한다면 그가 오히려 더 당황해 하지 않을까.

사실 인맥이라는 게 '예전에 한번 봤다, 만나서 얘기해 봤다' 정도일텐데 굳이 그걸 인맥이라고까지 할 정도는 아닌듯하다. 과거 인맥을 찾아 바이든 행정부와 접점을 찾기보다는 인맥을 새로 쌓는 게 더 시급한 상황이 아닐까.

 누구누구를 안다는 정도의 얘기가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건 정치수준의 하락은 물론 국가적 낭비일 뿐이다. 유치함의 끝을 달릴 게 아니라 품격있는 논의로 수준을 높여보자. 박간재 전남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