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림동 원룸 화재' 피해 제자에 손 내민 선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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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동 원룸 화재' 피해 제자에 손 내민 선생님들
숭의과학기술고 교직원들||어머니 잃은 제자에 성금||생필품 지원 등 부모 역할||지역사회에 도움 요청도
  • 입력 : 2020. 10.27(화) 17:18
  • 김은지 기자
숭의과학기술고등학교 교직원 80여명이 화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자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숭의과학기술고등학교 제공
일가족 중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은 광주 동구 계림동 빌라 화재로 피해를 입은 제자를 위해 숭의과학기술고등학교 교직원들이 모금운동에 나서고 생필품을 지원하는 등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5일 계림동 한 빌라에서 전기 합선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중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숭의과학기술고에 재학 중인 한모(19)군이 중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숭의과학기술고 양승용 교장을 포함한 교직원 80여 명은 한군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자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모금 활동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생활용품 지원까지 망설임 없이 나섰다.

숭의과학기술고 교직원들은 "'이제부터 우리 모두가 엄마·아빠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하나가 돼 옷, 밥통, 숟가락, 밥그릇, 수건, 세제, 비누, 가방 등 생필품부터 옷가지 등을 하루, 이틀 사이에 모아 퇴근 후 직접 전달했다"며 "선생님 중 일부는 퇴근 후 한군을 직접 찾아가 위로를 전했고, 하루빨리 상처를 이겨내고 돌아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교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은 656만원은 한군의 가족에게 전달됐으며, 한군이 다시 학교로 돌아올 때 필요한 생필품과 옷, 신발도 함께 건네졌다. 숭의과학기술고 선생님들은 한군의 가족들에게 당장 필요한 가구, 전자제품 등을 구매해 직접 설치해주며 '사부일체'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겼다.

뿐만 아니라 막대한 병원비와 당장 생활비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군의 상황을 지역사회와 사회복지단체에 알리며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나섰다.

양승용 숭의과학기술고 교장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와 한군은 3년이라는 세월 동안 제자와 스승이라는 인연으로 살아왔는데, 이제는 스승과 제자가 아닌 부모가 될 차례인 것 같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한군이 일어나 다시 세상에 당당히 설 때까지 든든히 지켜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숭의과학기술고등학교는 물론 굿네이버스를 비롯한 지역 사회복지단체는 한군과 가족들의 전문 화상 치료를 위한 후원금을 모집하고 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