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7-1> 기후위기 대응… "광주 복개하천 복원해야"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일주이슈
일주이슈 7-1> 기후위기 대응… "광주 복개하천 복원해야"
복개 주변 아파트 등 상습 ‘침수’ || 물 흐름 좁아지는 ‘병목현상’ 탓 ||광주 하천 36곳 중 15곳이 복개 ||“통행량 적은 곳 부터 우선 복원”||
  • 입력 : 2020. 10.11(일) 18:43
  • 박수진 기자
지난 8월 집중호우로 광주 서구 양동시장 복개상가 지하 천변에는 떠밀려온 자갈과 흙이 인도 높이까지 쌓여 물길을 막고 있다. 나건호 기자
광주 곳곳에 있는 복개된 하천을 복원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복개하천은 폭우 때 물길이 좁아지는 '병목현상'이 생겨 인근 지역을 '물바다'로 만드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천 복원과 함께 하수 관리 등 광주지역의 물 순환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도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광주시의 '하천 현황자료'에 따르면 현재 광주를 흐르는 하천은 모두 36개소다. 광주천을 포함해 영산강, 황룡강, 지석천 등 국가하천 4곳과 나머지 32개 하천이 지방하천으로 분류된다.

땅 속에 잠들어 있는 복개하천은 15곳이나 된다.

광주천(북구 유동, 서구 양동), 학림천(북구 월출동), 진원천(광산구 비아동), 마륵천(서구 치평동), 서창천(서구 풍암동), 선암천(광산구 선암동~ 황룡강), 장등천(북구 장등동~ 석곡천 합류부), 서방천(북구 문흥동~광주천 합류점), 동계천(동구 지산동~광주천 합류부), 극락천(남구 봉선동~광주천 합류부), 용봉천(북구 일곡동~서방처 합류부), 두암천(북구 두암동~ 서방천 합류부), 오치천(북구 오치동~용봉천 합류부), 소태천(동구 소태동), 동계지천(동구 계림동) 등이다.

문제는 복개하천은 복개 구간 내 구조물 등으로 인해 물 흐름 공간이 작아져 침수피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상기후로 증가된 강우를 대비한 충분한 물 흐름 공간 확보도 어려운 게 복개하천이다.

시간당 5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던 지난 8월이 '반면교사'다. 당시 광주천은 범람 위기에 처했고, 광주 하천복개 지역 곳곳이 침수 피해를 봤다.

피해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찾은 광주 서구 양동복개상가 지하 주차장은 폭우로 인한 침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침수 복구작업이 마무리 되지 못한 채 하천 나무들과, 교각의 철제 구조물이 파손돼 있었다. 하천 바닥에는 토사와 돌더미, 잔재물이 쌓여있어 유수 흐름 마저 방해하고 있었다.

양동복개상가에서 30년간 가구점을 운영한 김진기(78)씨는 "폭우와 불어난 물이 범람해 가구점을 덮칠 것만 같았다"면서 "갈수록 기후변화로 홍수가 빈번할 텐데,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봉천 지점에 있는 북구 신안동 일대도 신안교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변 상가 침수 피해가 컸다.

타이어 뱅크를 운영하고 있는 이정식 (36)씨는 "홍수로 인해 타이어와 부속품은 물론, 사무실까지 물이 차 차량용품이 모두 손상됐다"면서 "이 일대는 배수가 안돼 물바다가 됐다. 청계천 처럼 복개하천을 복원해 홍수도 예방하고 도심 속 쉼터를 마련했으며 한다"고 말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복개하천 복원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복개하천을 복원하자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됐지만, 재정 등의 문제로 진척되지 못했다. 최근 폭우가 빈발하는 등 기후 위기 측면으로 볼때, 광주시에서 중앙정부에 하천복원 필요성을 건의해 타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계적으론 도시개발계획과 연계해 통행량이 많지 않은 복개하천을 우선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 김종일 박사는 "광주천과 같은 규모가 큰 하천을 복원하는 것은 비용적인 면이 크기 때문에 장기 과제로 남겨두더라도, 작은 지류하천 부터 먼저 복원해야 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주거환경개선사업, 도시재생사업 등과 연계할 필요도 있다"며 "복개하천을 되살린다면 홍수 예방은 물론, 수질 개선과 도시 온도 저감, 생태 공간 확보 등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