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림동 빌라 화재, 또 하나의 인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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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계림동 빌라 화재, 또 하나의 인재였다
알고보니 화재 예방 전무한 상태||소화기 작동 여부 검사가 전부||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서도 제외
  • 입력 : 2020. 10.05(월) 17:41
  • 도선인 기자

5일 8시30분께 동구 계림동 한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로 일가족 중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펑' 소리 나더니, 비명이 연달아 들렸어요. 검은 연기가 퍼지는 것 보고 무슨 일이 났구나 싶어 무작정 어린 아들 앉고 밖으로 나갔죠. 당장 오늘 어디서 자야 할지 막막합니다."

5일 오전 8시30분께 동구 계림동 한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로 일가족 중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웃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불은 20여 분만에 진압됐지만 3층에서 시작된 불길이 일부 4층까지 번지면서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광주 동부 소방서 관계자는 "구조된 인원은 4층까지 사망자를 제외하고 10명으로 파악된다. 추가로 인명피해는 없는 상태다"며 "불길이 순식간에 번져 내부 전부가 '전소'된 상태라 정확한 화재지점과 원인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화재가 진압된 집에서는 A(45·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으며 연기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되고 있다. A씨의 남편(47)은 불길을 피하려고 3층 높이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지만, 머리를 심하게 다쳐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19살인 아들은 주차된 자동차의 지붕 위로 뛰어내려 탈출을 시도했으며 심한 화상을 입어 치료 중이다. 23살인 딸은 창문 밖 에어컨 실외기 위에 걸터앉아 연기를 피하고 있다가 소방대 도움으로 구조됐다.

순식간에 번진 화재로 당시 이웃들도 혼비백산이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건물을 빠져나왔다고 밝힌 이웃 B씨는 "연기가 3층 전체에 퍼져 그을림이 심하고 불길은 4층까지 번진 상태다"며 "어린 딸이 연기를 마셔 걱정된다. 급한 대로 옷가지만 챙겨서 나왔는데, 병원 검사를 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5일 8시30분께 동구 계림동 한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로 일가족 중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소방 관계자가 사고 경위를 브리핑 중이다.

이번 화재가 이토록 순식간에 번진 이유는 바로 스프링클러 때문이다. 해당 빌라는 스프링쿨러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된 건물이었던 것이다.

이곳은 광주시도시공사가 소유하고 있는 건물로 매입임대주택사업 대상지다. 2011년 준공된 이 빌라는 총 12가구가 거주 중이었으며 수용인원이 100명 이하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일한 화재 예방 대책은 도시공사 측에서 올해 초 실시한 '소화기 정상 작동 여부' 확인이 전부였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원인이 나오는대로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하겠다"며 "빌라가 복구 될 때까지 피해가정에 현재 공실로 남아있는 매입임대주택을 제공하거나 외부 숙박비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