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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vs 독감백신' 평행선…오늘 4차 추경 처리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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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vs 독감백신' 평행선…오늘 4차 추경 처리 불투명

게재 2020-09-22 07:52:34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22일 오후 열릴 예정인 가운데 여야가 핵심 쟁점인 통신비 2만원 지급과 전국민 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놓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실제 추경 처리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5일 여야 원내대표 등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7조8000억원 규모로 편성해 제출한 4차 추경안을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당정이 1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배정해 추진한 만 13세 이상 통신비 2만원 일괄지급을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여기에 야당인 국민의힘이 그 돈으로 전 국민에게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자는 대안을 주장하면서 전선은 확대된 상황이다.

결국 여야는 추경안 세부심사에 돌입한 전날까지도 핵심쟁점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채 평행선만 달렸다.

4차 추경안에 대한 증·감액 심사를 위해 전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 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추경소위)에서 여야는 통신비 2만원 지급을 놓고 각각 원안 유지와 전액 삭감을 주장하며 현격한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대면 활동 증가로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증가했으며 4인 가족 기준 8만원 지원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라며 원안 유지를 주장했다.

소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가계 가처분 소득 증가 ▲비대면 활동 및 온라인 쇼핑 증가로 인한 경제활성화 ▲데이터 사용 부담에 따른 정보격차 해소 등의 근거를 들며 원안 유지를 요청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해와 올해 3월을 비교할 때 데이터 사용량이 50% 이상 증가했고 넷플릭스, 웨이브 등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입자도 지난해 3월 530만명에서 올해 1230만명으로 급증하며 통신비 부담이 증가했다는 게 과기부 측의 설명이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집에서 OTT를 보는 것은 통계청의 통신비 통계로는 잡히지 않지만 체감 통신비가 증가한 것"이라며 "2만원이라는 자금을 지원했을 때 (4인 가족 기준) 가스비와 전기비 합이 7만원 정도인데 한 가정에 전기비와 가스비를 면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 이정문 의원도 "큰 돈이 아닐 수 있는데 4인 가정은 8만원 지원이어서 싼 돈은 아니고 충분히 경제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OTT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가입하지 않은 사람도 가입해서 본 경우가 많다"고 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저처럼 무제한 요금을 쓰는 사람은 큰 부담이 없겠지만 60%의 국민은 저가 요금제를 쓰고 있다. 별도 콘텐츠 요금이 아니어도 본인이 설정한 데이터를 모두 썼을 때 추가 과금 부담이 있어서 비대면 활동에 대한 위축을 가져온다"며 "정부가 어렵게 반영한 예산인 만큼 반영해달라"고 야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1조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감에도 실효성에 물음표가 붙는다고 주장하면서 더 절박하고 시급한 곳에 예산이 쓰여야 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비대면 활동이 늘어난 것은 맞는데 그게 통신 요금 증가로 이어졌는지는 실증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주변에서 보면 비대면 활동이 늘어난 것은 맞는데 통신 지출이 늘어났다고 하는 사람은 못 봤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는 실용적·실사구시적으로 해야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보편적,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 이번에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과거에 저희 당도 (재난지원금) 100% 지급에 책임이 있었다. 이번에는 여야가 어려운 사람에게 지급하자는 것은 정말 잘 됐다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보편적 통신비 지원이) 들어가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정찬민 의원도 "긴급재난지원금은 말 그대로 재난을 피하기 위해서 필요한 돈인데 통신비 2만원은 직접 지원보다도 통신사로 가게 된다. 근본 취지와는 사뭇 다르다"며 "라면값, 쌀값, 교통비 등 몇 만원 몇 천원이 없는 사람이 많다. 이것을 통신비로 대체하는 것은 목표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의원은 "개개인에게는 크지 않은 돈이지만 나라 빚은 1조원이 늘어난다. 돈을 어떻게 쓸지에 관련된 부분"이라며 "국가가 2만원 지원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도 저소득층에게는 다른 명목으로 통신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결론은 돈을 써도 제대로 쓰자는 것이다. 이런 돈을 전국민에게 뿌려서 하기보다 이 소중한 재원을 코로나 피해로 고통스러운 국민에게 제대로 지원해서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정성호 예결위원장은 "이 사안에 대해서는 전액 삭감과 원안 유지에 대해서 의견 차가 크고 여야 간에 정치적으로 결단해야 할 부분도 있다"며 "양당 간사는 지도부, 정부와 함께 긴밀하게 협의해달라"며 여야 지도부에 공을 넘겼다.

국민의힘에서 제안한 전 국민 독감 백신 무료 접종 예산 편성을 놓고도 여야는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에서는 '전 국민 백신 접종'에서 한발 물러서 우선 한정된 물량 내에서 우선 순위를 두고 접종 대상 및 시기를 구분하는 절충안을 냈으나 민주당은 여전히 대상 선별 과정에서 형평성 잡음이 일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추경호 의원은 "연말까지 독감 백신 접종 관련해서는 부담없이 국가가 예방 차원에서 건강을 지켜드린다는 차원에서 하자. 방법은 가능한 물량 내에 우선 순위나 대상자, 시기를 구분하는 등 전문가들이 보건당국과 얼마든지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며 "다만 현실적으로 물량을 전체 확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시차를 두고 접근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박홍근 의원은 "(무료 독감 백신 우선 접종 대상인) 계층을 정하는데 여러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시중에 풀려있는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와 형평성 문제도 있다. 진짜 예방 접종을 받고 싶은 사람이 자기 건강권을 침해받을 수 있다"며 "무료 독감 백신 보다 코로나 백신을 위한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당초 여야는 21일까지 추경소위를 통한 세부 심사를 완료한 뒤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통해 추경안 처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본회의 당일인 이날까지도 통신비 2만원 지급과 전 국민 독감 무료 백신을 놓고 여야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목표 시한이 지켜질지 미지수다.

만일 여야가 끝내 합의에 실패할 경우 민주당은 '추석 전 재난지원금 지급'이라는 정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추경안 단독 처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정부는 이날 본회의 통과를 전제로 대상자가 명확한 아동특별돌봄 지원금,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중 일부를 이번 주 후반부터 지급하기 시작해 추석 직전인 28~29일까지 대부분의 재난지원금 지급을 마무리한다는 계획도 세워 놓은 상태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전날 고위전략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일 통과를 무조건 전제로 하고 있다. 그래야 추석 때 (국민들이) 혜택을 보도록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방역 및 민생지원 관련 법안의 처리를 위해 열기로 한 24일 본회의로 추경안 처리일을 미룰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예결위 전체회의와 기획재정부의 시트작업(예산명세서 작성 작업) 등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이날 안에 본회의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최 수석대변인은 "22일을 넘어가면 추석 전 혜택을 못 보는 국민이 많아진다. 그렇게 되면 야당도 이런저런 요구는 많이 하면서 날짜는 뒤로 미루는 이율배반적 태도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