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섬진강댐 물 관리 부실이 하류 지역 수해 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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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섬진강댐 물 관리 부실이 하류 지역 수해 불렀나
각계서 진상규명·처벌 요구 쇄도
  • 입력 : 2020. 08.13(목) 16:37
  • 편집에디터

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이 섬진강 유역이다. 전북 남원과 곡성, 구례, 화개장터 등이 섬진강 범람으로 물바다로 변했다. 이번 침수로 곡성 600억 원, 구례 1268억 원, 남원 1000억 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각 지자체는 파악하고 있다.

이번 홍수의 1차적인 원인은 한꺼번에 500mm가 넘게 쏟아진 사상 초유의 집중호우가 원인이다. 여기에 섬진강댐과 주암댐 등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을 방류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하류 지역 주민들은 특히 섬진강댐의 갑작스러운 수문 개방과 대량 방류가 이번 수해의 원인이라며 한국수자원공사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는 곡성·구례·남원·임실·순창 등 섬진강권 5개 지역 단체장, 섬진강유역환경협의회, 구례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가세했다. 어제 섬진강권 5개 단체장은 수공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마침내 "이번 홍수는 섬진 강댐 수위조절 실패로 인한 참사"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섬진강 상류에 있는 섬진강댐은 8일 오전 6시쯤 갑자기 초당 600톤 규모의 긴급 방류를 시작했다. 폭우가 쏟아지던 8일 낮 12시쯤에는 1000톤, 오후 4시쯤에는 1870톤으로 방류량을 늘리는 등 불과 10시간 사이에 방류량은 3배로 급증했다. 이 무렵 보성강의 주암댐도 함게 방류하는 바람에 섬진강의 수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하류의 피해를 키웠다. 지난 7~8일 집중호우 예보가 있었던 만큼 선제적 방류를 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하류 지역 지자체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예측 못한 집중호우 때문"이라며 매뉴얼에 따라 적절하게 방류를 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섬진강 유역의 수해를 자연재해로만 치부하기에는 많은 의문이 있다. 주민 피해도 상상을 초월한다. 정부는 하류 지역 주민과 지자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섬진강댐의 물 관리 부실이 이번 수해를 키운 원인인가에 대한 종합적인 감사를 벌여야 한다. 감사 결과 인재로 밝혀진다면 책임자 처벌과 배상이 따라야 한다. 처벌과 배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섬진강 수계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