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한정규> 웬 일이야! 개(犬)입에 돈 가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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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한정규> 웬 일이야! 개(犬)입에 돈 가방이
한정규 문학평론가
  • 입력 : 2020. 08.11(화) 13:19
  • 편집에디터
한정규 문학평론가
여수에서 돈 자랑 말라. 20세기 중반 언젠가부터 여수를 두고 했던 말이다. 여수에는 개도 입에 돈을 물고 다닌다. 여수는 그 만큼 돈이 흔하단 말이다. 다시 말해 여수는 부자가 많은 곳이다.

그 말이 나오게 된 데는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기 시작한 시대에는 해산물이 풍부하여 먹고 사는데 걱정이 없었으며, 무역이 발달하기 전엔 밀수꾼들이 드나드는 항구로서, 1960년대 후반 이후에는 오동도와 향일암을 중심으로 한 관광명소로 여수에 돈이 모여 들었다.

1970년대에는 여수국가산업단지 그것도 석유화학 중심의 대규모공단이 들어서 여수는 그래저래 돈 귀한 줄 모르는, 돈 가뭄이 없는, 돈 풍년 속에 빠졌다. 공공무역이 발달하기 전 한 때는 밀무역의 중심이 됐다.

여수는 개가 돈 가방을 입에 물고 다닌다는 말이 1960년대 초 밀수가 성행하던 시절 여수시 중심에 있는 영치산이나 항구 가까운 주변 으슥한 산골에서 돈이 든 가방을 가끔 볼 수 있었다 한다.

한 시민이 한 말이다. 하루는 이른 아침 개가 돈이 든 가방을 물고 집에 들어 온 일이 있었다는 말을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고 시민이 하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여수에서는 개가 돈 가방을 입에 물고 다닐 정도로 돈이 흔한 곳이라 한다. 고 했다.

밀수가 성행하던 때 여수항으로 드나들던 밀수꾼들이 물건을 건네는 장소로 또는 밀수품 대금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은 으슥한 곳, 은밀한 장소에 물건을 숨겨 놓고, 돈을 숨겨놓고, 그렇게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개란 놈이 돈이 든 가방을 발견 그 가방을 물고 왔었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그 말과 같이 여수는 시민 다수가 늘 돈 걱정 없이 경제적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은 사실이 됐다.

1967년에 산업단지를 조성 1970년대 중반 정유 비료 화학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중화학공업단지를 조성 지역경제를 이끌었다. 광주 전남지역 시군 중에서 대표적으로 잘 사는 시로 역시 개가 돈을 입에 물고 다닐 정도로 돈 가뭄을 모르는 곳으로 됐다. 여수국가산업단지는 여수시민의 경제적 삶뿐만 아니라 야경 또한 명물이다. 주변의 높은 곳에서 바라다 본 산업단지 내 휘황찬란한 가로등과 보안등의 불빛은 그 또한 명물이다. 여수는 석유화학산업단지로서, 오동도 동백과 향일암의 일출, 영치산의 진달래, 거문도와 백도, 그리고 돌산 갓김치 등이 국내·외인들의 귀와 눈을 끌어 모으고 있다. 특히 여수에서 태평양을 향해 뱃길로 두어 시간 거리 고흥반도에서 40여Km떨어진 곳에 거문도와 서방바위 매바위 궁전바위 석불바위 등 39개의 바위로 군도를 이룬 백도가 있다. 거문도 망향산을 잇는 동백나무터널이 2Km나 있으며 음달산과 수월산은 동백나무숲으로 사시사철 푸르다. 2월쯤엔 붉은 동백꽃이 터널을 이룬다. 뿐만 아니라 거문도의 일출과 낙조, 검푸른 물, 물속으로 떨어지는 해를 품은 바다는 새아씨 볼처럼 붉게 물들고 타오르는 불길과도 같아 가슴을 설레게 한다. 맑은 하늘과 검푸른 바다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백도는 마냥 아름답다. 그런 아름다운 거문도를 한 때 일본과 청나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물론 저 멀리 구미열강들까지도 넘보았다. 결국 1885년 영국군함 10여척에 800여명의 장병이 거문도를 점령 포대와 병영을 구축 수뢰를 설치 섬 전체를 요새화하여 1887년 2월까지 주둔했다. 그렇게 거문도를 영국군이 점령하자 러시아가 조선을 넘보던 계획에 제동이 걸리고 청나라는 조선에 대한 내정간섭을 강화했다. 거문도를 중심으로 청나라 러시아 일본 영국 등이 패권싸움을 벌렸다. 결국 청나라와 러시아 영국 등 3개국이 상호교섭 그 결과 영국군이 거문도에서 철수를 했다. 그런 흔적 또한 고스란히 남아있어 볼품을 더해 준다. 한 마디로 여수는 그래저래 개가 돈을 입에 물고 다닐 수밖에 없는 곳이다. 돈이 풍부함만큼 인심도 나쁘지 않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