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내담자는 최용식 선생님입니다. 그는 80년 당시 누나 결혼식으로 광주를 방문했다가 시위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후 수배생활 중, 군인에게 붙잡혔고 유망한 엔지니어였던 젊은 청년은 고문 후유증과 함께 늙어갔습니다. 다행히 지속적인 치유 활동을 통해 지금은 학교 경비원으로 재직할 정도로 일상적인 삶을 회복했습니다.
최근 저의 관심사는 전두환 정권의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 피해자들입니다. 학생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사회와의 차단을 위해 군대에 보내지고 지속적인 세뇌훈련으로 프락치로 활용됐어요. 그동안 패배감, 소외감, 수치심에 고통받았던 분들이 40년 만에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