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특집> 광주 인공지능사업, 미래 초지능사회 구축 새로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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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특집> 광주 인공지능사업, 미래 초지능사회 구축 새로운 기회
포스트코로나 시대… 석학에게 듣는다> 문승현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전 총장|| 광주… 새로운 생존 조건, 전략과 대비책
  • 입력 : 2020. 07.16(목) 18:25
  • 편집에디터
문승현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전 총장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는 말은 예측하는 사람이 보여주는 방향에 의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가 겪어보지 않은 세상이지만 그렇다고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이 아니었다. 출구가 막혀있는 터널도 아니다. 산업의 발전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구와 밀집된 생활, 빈번한 교류가 가져온 문명 현상이다.정확하게 판단하고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고, 우리에게 합리적으로 대처할 역량이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20세기 초 인류의 재앙이었던 스페인 독감과 비교해 본다.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 인구의 약 30%를 감염시키고 전 인구의 3% 가까운 5000만명이 사망했다. 이후 크고 작은 독감이 반복되면서도 당시와 같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독감은 없었다.

이것은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과학의 발전이 그 배경에 있다.

백년 전에도 바이러스라는 이름의 분류는 있었지만 지금 기준으로 보면 바이러스에 관한 지식은 거의 없었다. 지금은 바이러스의 구조, 증식과정, 치료방법, 백신에 관한 연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가적인 또는 지역적인 통제를 신뢰하고 준수하는 것이 중요한 것도 이런 과학적인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감염자 수가 사회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준 이하로 유지되지 않으면 모든 사회 활동이 중단되기 때문에 포스트코로나를 논의하는 자체의 의미가 없어진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4차산업혁명의 실천과제는 무엇인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도 우리는 4차산업혁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에게 갑자기 다가온 비대면 문화가 4차산업혁명을 가속하고 있다. 비대면 활동을 위한 초연결 인프라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을 적응해가는 과정에 있었기에 우리는 비대면 사회활동과 원격 교육을 힘들지만 낯설지 않게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플랫폼이 해결되었다고 만족할 수 없다. 미래를 위해서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능인 초연결, 초지능사회의 실현에 나서야한다. 4차산업혁명의 엔진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으로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움직일지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점은, 이전에는 인공지능이 더 편리한 것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필요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 어려워도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 원격진료와 전염병 예방 인프라,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고령화 사회, 교육의 문제, 사회적 불평등 문제 등, 개인과 기업이 도전해야 할 문제는 한없이 많다. 광주의 인공지능사업도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초지능사회 구축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의 디지털 뉴딜사업에 맞추어 광주가 선도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5G 통신망을 구축하여 원격의료 시스템과 원격교육을 혁신하거나, 데이터센터를 조기 가동하여 인공지능의 산업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이 산업, 교육, 가정생활, 문화활동, 오락 등의 분야에 활용되는 것은 로봇이다. 다양한 형태의 표준화된 로봇을 도입하여 인공지능이 사회 혁신을 이끌어 가도록 해야 한다.

>> 광주가 해결한 기술이 세계의 솔루션이 된다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뚜렷한 탈세계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가별 지역별 코로나19 대응 역량의 차도 크게 느껴진다. 인적교류가 감소하는 대신 국내외 물류수송은 증가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 음성, 화상 통화의 증가로 통신 트래픽도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형식과 내용이 변하고 있다. 광주는 지역적으로 섬과 같다. 고립된 섬의 경제활동은 바다로 나가야 한다. 광주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지리적인 여건을 바다로 여겨야 한다. 전남이 바다여야 하고 세계를 바다로 여겨야 한다. 기술적으로 에너지, 지능형 모빌리티, 의료헬스에서 광주가 도전해야 할 문제들은 전남이 안고 있는 문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광주 전남의 상생 협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남과 인재, 기술, 자원, 시장의 공유를 통해 산업활동이 완성될 수 있다. 탈세계화 경제에서는 생산과 소비의 안정적인 순환이 이루어질 지역적인 연대가 필요하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글로벌 광주는 세계와 소통하는 경제를 구상해야 한다. 광주가 해결한 기술이 세계의 솔루션이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 좋은 일자리가 있는 과학문화도시 광주

코로나19의 사회적 원인은 급격한 인구 증가와 도시의 과밀화에 있다. 그런데 역설적인 현상은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대도시로 인구가 밀집되는 것이다. 이유는 한 가지 일자리이다. 위기 상황에서도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이동하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도시는 인구소멸지역과 비슷한 운명에 놓일 수 있다는 경고다.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기술집약적인 산업, 서비스 산업, 소프트웨어 산업, 의료헬스 산업, 금융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의 제조업은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이러한 산업을 수용하지 못하는 도시에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 또 다른 산업의 특징이 있다. 과거에는 과학에서 나온 결과는 시간이 흘러 기술로 발전하고 기술이 산업화되는 상당한 시간 간격이 있었다. 지금은 과학적 연구개발과 산업화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과학기반 없는 산업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많은 과학교육과 인재가 필요한 이유다. 인재유치는 중요하다. 할 수 있으면 인재를 유치하여 속도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그러나 경제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에서는 인재유치도 경제력에 밀린다. 이제는 인재를 스스로 키워야 한다. 각 기술별로 실무급에서 중간관리, 리더에 이르기까지 인재를 양성하고 관리해야 한다.

광주의 산학연 기관들은 국내외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는 수평적으로 연대하여 전문가 그룹이 형성되어야 한다. 문화도시를 꿈꾸는 광주에 문화사업을 이끌어 가는 전문가 연대가 있는가? 자동차 산업은? 인공지능은? 에너지 기술은? 역량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기 전에 우리 자신은 인재를 키우려고 얼마나 노력했는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과학문화도시가 광주의 미래 모습이어야 한다. 거기에 필요한 인재들은 남이 아닌 우리가 소중히 키워 내야한다. 그 인재들이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우리는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으면서 나누었던 많은 논의들을 기억한다. 비록 산업화에는 뒤졌지만 새로운 천년에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타 보자고 모든 시민들이 공감했다. 그 목표와 방향을 되새겨보고 싶다. 새로운 물결은 그냥 오지 않는다. 우리가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지식을 갖추었을 때 기회가 온다. 어찌 보면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그 기회를 다시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예산의 많고 적음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시민의 인식과 필요한 곳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경영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