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벼랑 끝 내몰린 대학 입점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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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코로나19 때문에…벼랑 끝 내몰린 대학 입점 업체들
1학기 수업 통째로 증발…"더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대학 임대료 인하라도…국공립대 까다로운 규제 발목
  • 입력 : 2020. 07.13(월) 17:12
  • 김진영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학생들의 등교수업이 사라진 탓에 대학 내 입점 업체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조선대 내 한 커피숍.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학 내 입점 업체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대학 입점 업체들은 방학 중 발생하는 적자를 학기 중 운영 수입을 충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코로나19 여파로 1학기 수입이 통째로 사라지면서 '줄도산' 위기를 맞게 됐다.

업주들은 소상공인 긴급대출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수년째 입점해온 업체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사립대에서는 '반값 임대료' 등으로 입점 업체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국공립대의 경우에는 법적 규제에 얽매여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조선대학교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현진(27)씨는 수개월 째 적자 영업을 중이다. 자영업자 긴급대출이 시작됐을 때 그는 맨 앞줄에 서 있었다. "알바들 월급은 챙겨줘야죠." 대출금은 대부분 종업원 인건비로 나갔다. 아르바이트생을 14명에서 7명까지 줄였지만 적자는 줄어들지 않는다.

"간신히 버티는 중이라고 밖에 표현 못하겠네요." 김씨는 텅 빈 테이블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대부분 대학 입점 업체들은 학기 중 영업 수익으로 방학 학기 적자를 메워요. 그런데 코로나19 사태에 온라인개학까지 1학기 내내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였어요."

지난 5월 장미축제 취소가 결정적이었다.

"일년 중 수입 절반이 장미축제 기간에 발생하는데 코로나로 축제가 취소되면서 완전히 벼랑 끝에 내몰렸습니다."

평소 같으면 밀려드는 주문에 정신없이 바쁜 점심 시간대지만 카페 내 고객은 한 테이블 남짓. 스터디나 과제를 위해 카페를 찾는 학생들 발길이 '뚝' 끊겼다.

2학기가 되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마저 버린 지 오래다.

"'이번 달만 버티면 달라지겠지',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으로 간신히 하루하루를 버텨왔어요.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를 보면 2학기가 되도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도저히 안드네요. 올해 최저임금마저 인상된다면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을 것 같아요."

전남대학교 입점 업체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4년째 카페를 운영해온 정세웅(36)씨는 올해 8월 전남대학교와 개학 연장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대면 개학이 시작되면 조금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상황은 마찬가지더라구요." 코로나19로 공포에 질린 학생들이 개학 이후에도 더 이상 카페를 찾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도저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5명 남짓한 종업원들 월급 주기도 벅찬 상황이어서 운영중단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대출금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학교 측 임대료 인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공립대학교라서 규정이 조금 까다롭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한푼이 아쉬운 상황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크네요."

광주대‧조선대 등 대부분 사립대학의 경우 코로나19로 어려운 입주업체의 어려움을 분담하기 위해 '반값 임대료'에 동참했다. 대부분 입주 업체가 이에 해당한다.

국공립대 역시 지난 4월 국유재산업 시행령 개정에 따라 임대료 인하를 시작했지만 법적 규제 탓에 대상은 사립대보다 까다롭다.

전남대 관계자는 "본래 임대료 인하를 해주고 싶어도 지원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임대료 인하를 할 수 없었다"며 "지난 4월부터 법적 근거 조항이 생겨 국유재산 사용료를 5%에서 1%로 인하했지만 소상공인 업체가 아닐 경우 적용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임대료지원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