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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욕구

게재 2020-07-05 18:35:37

역류병 탓에 '아메리카노'를 중단해야 했다. 20년간 한번도 줄여본 적 없었던 커피였지만 역류병이 심해지면서 마시고 싶어도 마실 수가 없었다. 석달이 넘도록 커피는 입에 대지 않았다. 역류병도 차츰 나아졌다. 커피가 없는 일상은 그럭저럭 견딜만했지만, 그 무렵 스타벅스를 드나들어야 할 일이 생긴다. 바로 '이 프리퀀시.' 비싼 미션음료 3잔을 포함한 17잔의 음료를 구매하면 캠핑용 의자 또는 플라스틱 여행가방을 주는 이벤트다. 의자보다 여행가방의 반응이 뜨겁다. '서머 레디백'이라는 이름의 이 여행가방은 초록색과 분홍색 두가지다. 중고거래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초록가방은 10만원, 분홍가방은 14만원에 거래가 될 정도로 '핫'하다. 프리퀀시 한판(17잔)을 완성하고, 사촌동생을 새벽 4시에 줄세워 얼마 전 드디어 분홍색 가방을 얻었다. 레디백을 보고있으니 코로나를 피해 한적한 시골의 작은 숲으로 나들이를 떠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방 한면엔 얼음팩 깔고 초당옥수수를 넣은 감자샐러드와 수박주스를, 반대쪽 면엔 질소가스 빵빵한 과자 세봉지를 담으면 딱 이다.

할리스 커피에서 선보인 멀티 폴딩카트는 또 어떤가. 배우 이천희와 건축가 이세희 형제가 운영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하이브로우'와 협업해 선보인 멀티 폴딩카트는 '딸기우유색'으로 여심을 저격한다. 짐을 운반하거나 장을 볼때는 물건을 담을수 있고 뚜껑을 펼치면 근사한 테이블로 변심한다. 맥주회사인 테라에서도 같은 기능의 보냉카트를 출시했다. 테라 특유의 시그니처 색상인 짙은 녹색으로 무장한 보냉카트는 보기만해도 시원해지는 느낌으로 소비욕구를 자극한다. 안타깝게도 이 상품들은 스타벅스의 굿즈만큼이나 인기가 높아 새벽이슬을 맞지 않으면 손에 넣을수가 없다.

스타벅스의 레디백, 할리스커피와 테라의 멀티카트는 코로나19의 부산물이다. 해외여행은 물론 외출도 제한적인 상황을 맞고있는 탓에 캠핑이 새로운 휴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호황을 맞고있는 굿즈들이다. 인적이 드문 시골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아이템들로만 집에서 근사한 캠핑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글과 사진을 심심치않게 본다. 코로나로 억눌린 '유랑욕구'의 단면들이다. 확진자 수가 속출하고 있는 지금, 나는 또 어떤 아이템들에 집착하게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