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총 '광주형일자리'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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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양대 노총 '광주형일자리' 정면충돌
민주노총 소속 현대·기아·GM ‘저지 투쟁’ ||한국노총 “대기업 노조의 이기주의” 비판
  • 입력 : 2020. 06.04(목) 18:28
  • 박수진 기자

현대·기아·한국GM 반대협의체 '광주형일자리 저지 공동 투쟁' 포스터.

 양대 노총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광주형일자리'를 놓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최근 현대·기아·한국GM 3개사 노조지부장 등으로 반대협의체를 구성해 '광주형일자리 저지 공동 투쟁'에 나선 가운데, 한국노총은 총연맹 차원에서 민주노총의 광주형일자리 반대에 강력한 경고장을 보내며 맞서는 양상이다.

 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서를 내고 광주형일자리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완성차 노조들을 향해 이기적인 비난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완성차 대기업 노조는 '광주형일자리' 반대를 중단하라"며 기자회견을 연 한국노총 광주지부에 힘을 실어주며, 총연맹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가 갈등과 역경을 딛고 광주형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일자리를 원하는 구직자의 관심은 높은 경쟁률로 이어졌으며,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노총의 책임감은 더 높아졌다"며 "그러나 이 와중에 광주형일자리에 대한 노동계 일각의 그릇된 목소리가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완성차 공장의 협력사에서 근무하면 주야 근무시간을 꽉 채워야 한달 250만원을 벌 수 있다. 연봉 1억원을 받는 현대차 노조가 이런 실정을 알 수나 있겠냐"며 "광주글로벌 모터스에 취업하기 위해 준비중인 청년의 목소리에 대기업 노조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지난 3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대기업 노조 간부들이 광주형일자리에 반대하며 극단적인 기업 이기주의를 보이고 있다. 반노동적·반연대적인 기득권 지키기를 포기해야 한다"며 "광주형일자리는 산업 고도화와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노총이 지역본부와 총연맹이 이틀 연속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발표하며 '광주형일자리 저지 공동 투쟁' 에 반발하고 나선 것은, 민주노총의 광주형일자리 저지 움직임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현대·기아·한국지엠 3개사 노조 지부장 등으로 반대협의체가 구성돼 사내게시판 등을 통해 '광주형일자리 저지 공동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함께 죽자'는 광주형일자리, 현대·기아·한국GM 완성3사 광주형일자리 저지 공동 투쟁 전개"라는 제목의 포스터를 제작하고 "한국노총과 광주지부 일부 전직 지회장들의 야합은 자동차산업의 공멸을 부를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앞으로 민주노총의 광주형일자리 저지 투쟁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은 "민주노총은 광주형일자리에 대해 왜곡하고,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를 도가 지나칠 정도로 비난하고 있다"며 "곧 임금협상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한국노총 산하 금속노조도 코로나19 여파로 임금을 동결한 상황이다. 그런데 민주노총에서 임금협상을 앞두고 노조원들의 눈길을 돌리기 위해 '광주형일자리'를 핑계거리로 삼고, 왜곡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광주형일자리와 관련해 민주노총이 계속 사실을 왜곡하고 반복한다면, 우리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강력 대응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