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숙원 풀렸다"…백운광장 활성화 기대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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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오랜 숙원 풀렸다"…백운광장 활성화 기대감 고조
▶백운고가 철거 지역민 반응||공사기간 교통 혼잡·소음 분진 피해 우려||“재개발 통한 상권 회복 젊은이 유입되길”
  • 입력 : 2020. 06.03(수) 18:24
  • 오선우 기자
"당장은 많은 것이 불편하겠지만, 백운광장이 30년의 묵은 때를 벗어내고 광주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31년간 광주 남구의 관문을 지켜온 백운고가차도 철거를 하루 앞둔 3일. 백운광장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과 각자 자신의 점포에 앉아 고가차도를 바라보는 상인들의 눈에는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고 있었다.

침체한 구도심이 개발돼 남구도 광주를 대표하는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기대감과 동시에 철거되기까지 과정은 순탄할지, 이후 진행되는 사업들이 제대로 이뤄질 것인지 불안감도 존재했다.

● 교통 혼잡, 소음·분진 피해 등 우려

이날 만나본 시민 대부분은 백운광장 일대에서 진행될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걱정과 우려를 완전히 떨치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길거리를 오가던 시민들이 무엇보다 걱정하는 것은 교통 혼잡 문제였다.

대학생 이한솔씨는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백운광장을 지나야 하는데, 이미 지하철 2호선 공사 때부터 인근의 교통이 혼잡해져 출퇴근 시간 고생한다"면서 "고가차도 철거가 시작되면 늦지 않기 위해 더 빨리 서둘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정은주(29·여)씨도 "철거를 위한 차로 확보 공사가 철거 예정일 한참 전부터 이미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을 봤다"면서 "외근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아닌 오후에 차를 끌고 나왔는데도 광장에서 신호를 여러 번 받아 답답하다"고 했다.

철거 공사를 앞두고 교통 지도에 나선 한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회원은 "철거 기간 시민들이 다소 불편하겠지만, 장기적으로 교통 체증을 완화하고 지역 활성화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 배려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상인들은 소음과 분진 피해를 우려하기도 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안 그래도 근처 여러 건물에서 공사 중이라 소음이 적지 않은데, 고가차도 철거 같은 대규모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해질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 한모(35)씨도 "직업 특성상 밤에 일하고 낮에 쉬는데, 아파트가 고가차도에서 멀지 않아 소음이 상당할 것 같다"면서 "철거 도중 발생할 먼지 등 각종 분진도 우려스럽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다니긴 하지만, 아이들 건강에 영향을 미칠까 두렵다"고 했다.

● "재개발 환영… 차질없이 진행돼야"

백운고가 철거에 대해 대부분 상인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철거 공사로 인한 불편함을 걱정하면서도, 향후 더 나은 환경 조성을 위해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슈퍼를 운영하는 정모(56)씨는 "예전에 지인이 고가차도에서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사고 위험을 줄이고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철거는 바람직한 일"이라며 "당장 운전자나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불편하겠지만, 내 고장의 발전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10년 넘게 백운광장 인근에서 숙박업에 종사해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가 침체되고 손님이 줄어드는 것을 몸소 느껴왔다"면서 "재개발을 통해 상권이 살고 젊은이들이 유입될 수 있다면 환영이다. 상황에 따라 리모델링이나 재건축도 고려해 볼 요량"이라고 했다.

몇몇은 철거 이후 재개발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재개발 중간에 사업이 무산되거나 차질이 생겨 원래의 개발 목적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일대가 광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 자리 잡고 상권이 활성화되면 고객도 늘고 업무 환경도 개선될 테니 일거양득"이라면서도 "백운광장 재개발과 성격이 완전히 같다고는 볼 수 없지만, 어등산을 비롯해 계획만 세워놓고 삽도 못 뜨거나 중간에 잡음이 생겨 일을 그르치면 하지 않느니만 못한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백운광장 인근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시작하고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거론될 때부터 공시지가가 매년 상승세"라며 "이러한 흐름에 자칫 문제가 생겨 '거품 경제'로 전락하지 않도록 행정기관과 사업자의 신중하고도 빈틈없는 진행이 요구된다"고 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