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간 '광주의 관문' 역할…'새로운 길' 위해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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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31년간 '광주의 관문' 역할…'새로운 길' 위해 퇴장
▶백운고가차로 철거 배경·전망||급경사·급커브 교통사고 유발 ‘위험도로’ 전락||미관 저해·상권 침체 주민들 철거 요구 이어져||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맞물려 ‘철거’ 결론
  • 입력 : 2020. 06.03(수) 18:29
  • 박수진 기자
광주 남구 백운고가차도 철거 공사를 하루 앞둔 3일 공사 관계자들이 우회도로와 안전지대 등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광주 교통의 중심지로 남구의 관문 역할을 해 온 '백운고가'가 3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동안 도시미관 저해와 주변 상권 몰락을 초래한 백운고가가 철거되는 대신, 2023년까지 도시철도와 지하차도가 건설돼 백운광장 일대는 완전히 새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백운광장 일대 구도심 상권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1989년 11월 개통…광주의 관문

광주 백운광장 일대는 화순과 나주 등 시외에서 광주 시내권을 잇는 제1순환로이자 교통의 관문이다.

광주 백운고가는 제1순환도로 건설 등으로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지난 1989년 11월 개통됐다.

백운고가차도는 길이 385.8m, 폭 15.5m로 백운동부터 주월동까지 도심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백운고가는 건설 당시 경전선 철도로 인해 불가피하게 급경사와 급커브로 시공하면서, 잦은 교통사고와 교통체증이 발생해 '마의 도로'로 불렸다.

법적으로 규정된 고가 설치 기준은 1차로 폭 3.25m에 곡선반경은 200m, 시속 70㎞ 속도를 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백운고가는 1차로 폭 3m에 곡선 반경 100m, 속도는 시속 40㎞에 불과했다. 경사도도 규정보다 5%나 높은 6.4%에 달했다.

또 교통량이 많아지면서 교통체증 또한 심각했다.

백운교차로는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14만7000여대의 차량이 이동했고, 이 중 5만3000대가량이 좁고 높게 지어진 백운고가를 이용했다.

이 때문에 출퇴근시간 때면 고가 일대에 교통체증이 심각했다. 또 도심 미관 저해와 함께 주변상권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보행로도 단절되면서 주변 상가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주민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빈집, 빈점포만 늘어나 남구의 중심지 기능을 상실했다.

남은 주민들은 도심 미관 저해와 상권 악영향 등을 이유로 백운고가 철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 '도시철도 2호선' 맞물려 철거

백운고가 철거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2000년 무렵이다.

경전선 철길이 2000년 서광주역 방향으로 이설되고, 철로에는 푸른길이 조성되면서 고가도로 철거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하지만 예산문제나 대체도로 등에 막히면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지지부진했다.

난항을 거듭하던 백운고가 문제는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맞물리면서 철거로 가닥이 잡혔다.

시는 지난해 예산절감과 시민불편 최소화를 위해 남구청사 앞 대남대로 선형개량사업과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건설공사를 병행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11월까지는 고가차도 구조물을 철거하고, 2023년까지 도시철도와 지하차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 구도심 상권 활성화 기대

앞으로 남구 백운고가도로 철거와 함께 백운광장 일대는 완전히 바뀌에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 미관 저해 해결은 물론, 주변 구도심 상권도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운고가 철거와 함께 백운광장 일원은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청년창업 특화거점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오는 2023년까지 국비(150억원)와 지방비, 광주도시공사 투자금 등 총 879억원이 투입, 상권 활성화와 젊은층 인구 유입을 위한 '구도심 리빌딩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백운광장 주변 21만㎡에 청년창업몰 등 청년거리가 조성되고 옛 보훈병원 부지 일대는 청년창업 혁신거점으로 육성된다.

역사박물관과 세미나실 등 청년창업 및 일자리 관련 지원시설을 갖춘 지상 3층 규모의 청년복합 플랫폼, 8층 규모의 청년창업 지원주택도 들어선다.

광주시 관계자는 "백운고가도로가 철거되고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도심 미관 저해 문제가 해결될 뿐 아니라, 백운광장 일대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