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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새천년의 에너지 남도미래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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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새천년의 에너지 남도미래유산

우승희 전남도의원

게재 2020-04-20 13:54:04

올해 초 지역주민의 열녀문 개보수 민원을 받았다. 현장에 방문하니 쓰러지기 직전이었고 글자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방치된 상태였다. 관계기관에 협의했으나 등록문화재가 아니라 도울 방법이 없었다. 문화재로 지정할 만한 가치는 낮더라도 주민의 삶의 흔적이 그냥 사라지는 것을 막을 최소한 방안은 없을까 안타까웠다.

기초 지자체에서 향토문화유산을 지정·관리하고 있으나 계획적인 자원발굴과 활용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시기적으로 근·현대시기 문화자원은 대상의 사각지대에 있다.

그런 점에서 전라도 천년의 역사, 남도의 자부심을 주는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활용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광주전남연구원 문창현 박사는 근·현대기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추억과 감성 속에 남아있는 인물과 사건, 이야기가 담긴 유·무형의 모든 것으로 지정문화재나 등록문화재로 관리되지 않으면서 미래세대에 남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남도미래유산이라 제안했다. 광양 섬진강 망덕포구, 목포 근현대역사관, 강진 영랑생가, 순천 팔마탑, 광주 양동시장, 전일빌딩, 남광주역 터 등을 예로 들었다.

미래유산은 서울시가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서울시는 문화예술, 정치역사, 시민생활, 산업노동, 도시관리 분야에 470개 서울미래유산을 선정했다. 동대문 헌책방거리, 서울역 고가도로, 문익환 가옥, 경춘선 폐철도 노선, 남산타워, 노량진 시장 등이 있다. 전주시도 한지제조기술, 옛 백양메리야스공장, 전주역 터 등을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남도미래유산 지정과 운영은 민관협력 거버넌스 방식이다. 전문가나 행정의 관점보다 시민주도와 자발적 참여가 바탕이다. 전문가와 주민이 남도미래유산 보존위원회를 만들고, 주민 누구나 미래가치가 있는 자산을 미래유산으로 신청하는 개방적 상향식 정책결정이다. 소유자의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무조건 행정에 지원 요청하는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행정·재정적 지원은 자발적인 보존관리가 전제된 최소한의 뒷받침 정도여야 한다.

전라도의 기억과 감성을 대변하는 남도미래유산 1000개를 선정해 스토리텔링하고, 아카이브와 책, 영상, 가상·증강현실 등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화도 필요하다. 전라도 천년 계승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은 호남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문화자치운동이 될 수 있다.

목포근대역사거리처럼 도시재생과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만한 남도미래유산 마을이나 지구도 발굴할 수 있다. 전남도가 진행 중인 남도한바퀴와 연계하거나, 남도미래유산 앱 개발, 남도문화유산 트레킹, 스탬프투어 등 시스템을 갖출 필요도 있다.

특히 의병과 광주학생운동, 5·18과 정권교체 등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 앞장서온 호남정신을 상징하는 정치역사와 정신문화분야 남도미래유산, 계승발전 프로그램도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8년은 전라도 정도 천년이었다. 당시 광주·전남·전북 3개 시·도는 기념식과 문화행사, 천년 가로수 길과 천년의 빛 조성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행사는 일회성으로 끝났고 지속적인 전라도 천년 역사문화유산 계승발전 정책은 부족하다. 그 사이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민간관리 문화자원은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 훼손 방치되고 있다. 호남민의 삶의 흔적과 정신이 담긴 문화유산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는 몇 년 전 문화자원 발굴 활용 조례를 제정했다. 전남도도 남도미래유산을 발굴 활용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전라도 천년 남도미래유산이 광주·전남 시·도민의 삶 속에서 기억되고 미래로 나아가는 상생과 번영의 에너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