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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주의 글로벌에세이>별빛 쏟아지던 밤·일몰 '그림엽서 같은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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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주의 글로벌에세이>별빛 쏟아지던 밤·일몰 '그림엽서 같은 풍광'

최성주- 고려대 특임교수·전 폴란드 대사
(5)사하라 사막의 밤

게재 2020-05-18 14:41:56

지구상에 있는 사막 중 최대인 사하라 사막. 면적이 940만㎢로 남한의 100배에 달한다. 알제리와 리비아, 이집트, 말리, 수단, 차드, 니제르 등 10여 개 아프리카 국가에 걸쳐 있다. 이 중 알제리 사하라의 면적이 가장 크다. 국토 면적 대비 사막지역 비율로는 리비아와 이집트가 98% 이상으로 가장 높다. '사하라' 라는 말은 아랍어로 사막을 의미하는 '사라'에서 유래됐다. 현재는 지구온난화 현상뿐 아니라 주민의 취사와 난방 및 유목 등으로 사하라 사막 면적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목초지가 사라지고 강수량이 줄어드는 등 주변 아프리카 지역으로 사막화 과정이 계속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다.

알제리 근무 시절, 필자는 시간을 내 수시로 사하라 사막을 비롯한 알제리 지방출장에 나서곤 했다. 이 중 따만라셋트(Tamanrasset)와 띠미문(Timimoun) 방문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알제리 최남부에 있는 따만라셋트까지는 수도 알제에서 비행기로 3시간이 걸린다. 띠미문의 경우, 따만라셋트에 비해 모래언덕이 곱고 아름다운 오아시스도 있다. 사막이라고 하면 대개 모래만 생각하는데 사하라 사막엔 모래는 물론, 산악도 있고 벌판도 있다. 사하라 사막에서 모래가 차지하는 면적은 20% 정도다. 오랜 세월 비가 오지 않다 보니 돌산이 되고 황무지가 된 것. 사막의 바위 위에 새겨진 고대인류의 동물 암각화를 보면서 영겁의 세월을 느꼈다.

사막에서 밤하늘을 보면 '별이 쏟아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크고 작은 별들이 반짝인다. 누군가 말했다. 별은 항상 그 자리에 있는데,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보지 못할 뿐이라고. 이는 도시 불빛이 하늘의 별빛을 가리기 때문이다. 인공의 빛(전기)이 자연의 빛을 가리는 셈이다. 둘째는 대기오염이다. 공장과 차량 매연이 꽉 찬 대도시의 하늘에서는 별을 보기 어렵다. 띠미문을 방문했을 때 저녁식사 후에 쳐다본 하늘에서는 별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웅장해 한참 동안 넋을 놓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거기엔 자동차 매연도, 공장굴뚝 연기도 없기에 자연의 빛인 별만이 자태를 뽐낼 수 있는 거다. 이러한 자연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연의 법칙을 잘 안다. 오아시스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는 데 현지인들은 전통적으로 오아시스 물을 조그만 물길(수로관)로 각자의 집에 연결해 사용하고 있었다. 그 방식이 합리적이고 민주적이어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물길의 수는 마을회의에서 결정되는데 가족의 수를 고려해 독신의 경우 1개, 대가족에는 3개를 배려해 주는 식이다. 사람이 많을수록 당연히 물을 더 많이 소비할 것임을 고려한 현명한 조치다.

사하라 사막 지역에서는 마을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한다. 사막 폭풍이 몰아치면 살림살이를 대충 챙겨 신속히 피난가야 한다. 필자가 방문한 어느 마을에 당도하니 집은 모두 모래에 묻혀있고 유일하게 전봇대 상단부만 흉물스럽게 삐져나와 있었다. 사막에서 운전할 때는 바람이 불면서 모래가 움직여 포장도로가 없어지는 일이 빈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타이어가 모래 속에 박히면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사하라 사막의 일몰 또한 인상적이다. 바람에 따라 모래가 만들어 내는 고랑은 마치 바다의 물결과도 같다. 오염이 없는 청정사막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진정으로 강렬해서 아름답다. 사막에서 해는 그렇게 진다. 밤이 되면 다시 별이 또 쏟아질 듯 나타난다.

우리나라 산악지역에서도 밤하늘의 별을 접할 수 있으니 도시를 떠나 산지를 가볼 일이다. 밤하늘의 별은 곧 깨끗하고 건강한 대기를 의미한다. 별을 볼 수 있다는 건 자연과 좀 더 가까이 있다는 의미이니 일부러 라도 별을 보기 위해 품을 들여도 좋다. 별볼 일 많을수록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될 테니까.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진정돼 봄날의 자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