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정상회의 식탁 못 오른 '남도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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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한-아세안 정상회의 식탁 못 오른 '남도 먹거리'
호텔 하얏트 부산 주문, 납품조건 등 안 맞아 무산||담양 씨간장 등 국제행사 때마다 단골 식재료 각광
  • 입력 : 2019. 11.26(화) 17:46
  •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한 국가를 대표하는 정상 간의 만남에선 친교 수단으로 '음식'이 빠지지 않는다. 상대국 정상을 국빈으로 초대한 국가는 자국을 대표하는 식재료로 정성껏 만든 음식을 선보인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 때마다 빠지지 않는 식재료가 '남도 먹거리'다. 그러나 25일부터 이틀간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전남산 농수산물이 식탁에 오르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아세안 정상회의 만찬 행사 메뉴는 우리의 산, 바다, 평야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활용해 평화, 동행, 번영, 화합이라는 주제를 담은 4개의 코스 요리가 준비됐다. 많은 요리가 선을 보였지만 광주·전남에서 난 재료로 만든 음식은 없었다. 만찬을 준비한 호텔 하얏트 부산측에서 지역에 식재료 구매 의사를 밝혔으나, 납품 여건 등이 맞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선택받지 못했지만, 남도의 먹거리는 과거 중요한 정상회담 등 국제행사때마다 식탁에 올라 VIP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많은 주목을 받으며 판매 확대의 부수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남의 전통 장류는 지난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 만찬에 사용돼 깊은 맛을 뽐냈다.

만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 요리인 가자미구이에는 해남 한안자 명인의 동국장이 사용됐다. '동국장 맑은국을 곁들인 가자미구이'로 한식의 특별한 맛을 선사했다.

해남에서 귀빈식품을 운영하는 한안자 대표는 동국장으로 2010년 대한민국 식품명인 40호로 지정됐으며 올해에는 유통·가공 분야 전남 농업인 대상을 받았다.

만찬에 오른 '360년 씨 간장으로 만든 소스의 한우 갈비구이'는 기순도 명인의 보물인 씨 간장을 이용한 소스로 한우를 재워 구운 요리다.

기순도 명인의 종가에는 360년 된 씨 간장 항아리가 있다.

나주 자광도 쌀로 만든 누룽지도 트럼프 대통령의 허기를 달랬다. 나주 자광도 쌀은 겉껍질부터 알곡까지 자색빛이 감도는 250년 된 토종벼다. 현미색이 붉고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끈기가 많으며, 구수한 밥맛으로 임금님 진사용 쌀로 사용됐다.

전세계 53개국 정상이 참석한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고흥 유자가 남다른 풍미를 선사했다.

당시 서울 신라호텔은 핵안보정상회의 마지막날 '특별 만찬'에서 전통 한식 메뉴를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들에게 대접했다. 이날 정상들은 고흥 유자가 사용된 '유자향 마늘 소스의 대하 냉채'를 비롯해 '게살로 속을 채운 두부찜' '백만송이 버섯과 숙주를 곁들인 금태 찜' '한우 갈비구이와 데운 야채' '봄나물 비빔밥과 조개 맑은탕' '살얼음 홍시와 오미자차' 등 전통 한식을 즐겼다.

해남 진양주는 지난 200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상회의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막식 만찬에서 건배주로 사용돼 세계인의 호평을 받았다.

진양주는 지난 2009년 제2회 대한민국 전통주 품평회에서 약주 부문 최고상인 금상을 받았다.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