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개선 노력 없이는 공공시설 정상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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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적자 개선 노력 없이는 공공시설 정상화 어렵다"
광주·전남 66곳 공공시설 적자시설 ‘전남 편중’ || 농촌 인구감소·고령화 등 수요예측 부실 화 키워|| “혈세 낭비 줄이기 위한 경영 개선 노력 급선무”
  • 입력 : 2019. 11.18(월) 19:22
  • 김정대 기자
행안부 공공시설 공개대상인 광주 남구다목적체육관은 광주기아챔이언스필드를 제외한 11개 공공시설 중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연 8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적자개선 노력을 통해 흑자로 전환한 남구다목적체육관 모습. 남구다목적체육관 제공
 대도시에 비해 문화향유 시설과 관광인프라가 부족한 광주·전남은 공공시설물 확충이 절실하다. 하지만 지역 여건과 재정, 수요 등을 고려치 않고 과도한 규모로 건립한 상당수 공공시설의 적자는 당연한 결과다. 결국 공공시설물의 적자누적으로 광주·전남 자치단체 재정압박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광주전남 공공시설 적자규모 얼마나

 광주·전남 공공시설 66곳에 4년간 1781억원의 재정을 쏟아부었다. 일부 공공시설은 위탁 등 다양한 운영방안 모색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지만 상당수 공공시설은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광주·전남 공공시설 운영현황에 따르면 전남은 최근 4년간 적자로 운영되는 공공시설이 크게 늘었다. 2015년 전남 공공시설 49곳 중 40곳이 적자를 봤지만 2016년 50곳중 44곳, 2017년 51곳 중 46곳, 2018년 54곳 중 49곳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적자 시설이 늘어난 주된 이유는 인구감소, 고령화 등의 수요예측 없이 100억원이 넘는 규모의 공공시설 확충에 나서면서다.



 광역도시권인 광주는 그나마 나은 편. 광주는 지난 2015년 10곳의 공공시설 중 적자 시설은 7곳에 달했다. 이후 2016년 11곳 중 7곳, 2017년 11곳 중 1곳, 2018년 2곳에 그쳤다. 하지만 시설 관리인원 인건비가 매년 증가하면서 전남보다 재정압박은 더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 12개 공공시설의 4년 누적적자는 904억5500만원으로 전남 877억300만원보다 27억5200만원 많았다.

 ●경영 혁신 통한 '이유있는 흑자'도

 광주·전남의 66곳의 공공시설 중 적자개선 노력을 통해 흑자로 전환한 공공시설도 있다.

 광주 남구다목적체육관은 2016년 건립 후 연간 이용객 1만6928명으로 첫해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2017년 64만8000명, 2018년 80만8000명으로 급증하며 광주 지역에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제외하고 공공시설 중 가장 많은 이용객을 유치하고 있다.

 올해 1월 위탁업체가 비영리단체에서 영리단체에서 바뀌면서 시설운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구다목적체육관 대표 체육시설인 수영장의 경우 회원수가 지난해 8월 2200명에서 올해 8월 기준 3000명으로 늘어나는 등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남구다목적체육관 위탁업체인 빅스포 관계자는 "위탁업체가 바뀌면서 100% 고용 승계를 이뤘고 수익금이 발생하면 전액을 사회 환원한다는 계약 조건 등에 따라 수익금 모두 시설 보수나 확충, 스포츠전문가를 고용하는데 쓰이고 있다"며 "지역사회 체육 활성화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공공시설이니 만큼 앞으로도 지역 주민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때 1900억원 적자를 남긴 F1국제자동차경주장은 다양한 경기유치 등으로 연간 15만~20만명 사이의 이용객이 다녀가면서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동부권 최대 관광지로 손꼽히는 순천만자연생태관은 한해 150~200만명의 관광객이 찾으면서 전남 5000만명 관광객 돌파를 견인했고, 매년 20~50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입장료 현실화와 다양한 시설 개보수를 통해 관광객 유치에 나선 결과이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도 4년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서부권 대표 관광시설로 자리했다. 해마다 20만명 안팎의 관광객이 찾는다.

 ●지자체 공공성 항변…"공공시설 운영개선" 지적

 '적자 애물단지'라는 지적에 대한 지자체들의 항변도 있다. 행안부의 조사대상인 광주·전남 공공시설물의 상당수는 지역민을 위한 편의시설이 대다수이다.

 수익을 내기 위해선 적정 요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공공성을 띠고 있는 시설이다 보니 사실상 적자를 메우는 재정은 지역민을 위한 공익적 투자로 인식할수 있다.

 전남 공공시설 중 이용객이 가장 저조한 고흥 박지성공설운동장도 농촌지역에 부족한 체육시설 확충시설이라고 고흥군은 주장하고 있다.



 고흥군 관계자는 "올해는 10여차례 단체 대관이 있어서 사실상 수익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공설운동장은 지역 체육시설 확충을 위해 지어진 시설이다. 수익을 목적으로 한다면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200억원 규모의 재정적자를 보고 있는 광주문예회관도 마찬가지다.

 문예회관 측 관계자는 "영리기관이 아닌 공공기관이다 보니 시립예술단의 티켓 가격도 시민들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지출은 대부분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공시설 운영 주체의 최소한의 적자 개선노력은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광주시 문화관광체육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문예회관의 무대장치 관리 현황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해마다 진행이 예상되는 공연임에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만든 공연세트를 단 한 차례만 사용한 뒤 폐기하는 사례가 잦았다.

 김나윤 광주시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최근 3년간 12번의 무대장치 제작에 총 4억6350만원이 소요됐으며, 이중 7건은 한 번도 재사용하지 않았고 2회 이상 재사용한 건도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공연 후 보관하지 않고 폐기한 것은 4차례로 제작 비용만 2억6000만원이 넘는다.



 객석이 텅텅 비어있는데도 무리하게 장기 공연을 추진한 사례도 있었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시작된 한 상설공연은 대회가 끝나면서 주중 관람객이 30% 미만의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문예회관의 방침에 따라 연말까지 매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김나윤 시의원은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것은 충분히 납득되지만, 관람객이 저조한데도 공연을 지속하는 등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사업들이 존재한다"면서 "혈세 낭비를 줄이기 위해 문예회관 운영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정대 기자 noma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