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확 뜯어 고칠 적임자 절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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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확 뜯어 고칠 적임자 절실했다
◇KIA 구단 최초 외국인 감독 선임 배경은…||체질 개선·분위기 쇄신위해 낯선 지도자 선택||데이터야구ㆍ전문포지션 등 실현 역량 ‘풍부’
  • 입력 : 2019. 10.15(화) 16:24
  • 최동환 기자
2016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3루 코치 시절의 맷 윌리엄스 KIA 신임 감독. AP/뉴시스
KIA타이거즈가 15일 맷 윌리엄스(54)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작전 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구단 역사상 외국인 감독 선임은 처음이다.

타이거즈 역사 37년 동안 8명의 감독(감독대행 제외)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외국인 감독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KIA는 4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탈락한 이후 새 감독 선임 방향을 정하고 적합한 인물을 물색해왔고, 2주만에 맷 윌리엄스 감독 선임 소식을 발표했다.

KIA가 윌리엄스 감독을 낙점한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팀 컬러 변화를 통한 체질 개선과 분위기 쇄신을 위한 혁신적인 인물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코치와 감독 경험이 있는 국내 후보군이 여러 명 하마평에 올랐지만 타이거즈 출신, 유명 감독 등 국내 인사로 해볼 만큼 해 본 KIA로서는 비슷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대신 낯선 외국인 감독에게 팀을 맡겨 팀을 새롭게 뜯어 고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스 신임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지도자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기에 선수를 다루는 요령이 기존 한국 감독들과 전혀 다르고 지도 방법도 한국과 일본 보다 앞서 있을 것으로 판단돼 자연스럽게 팀에 새 바람이 불고 보다 나은 성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롯데 자이언츠는 2007년부터 4년 동안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기용해 성공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만년꼴찌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하던 롯데 지휘봉을 잡은 뒤 "그라운드 위에서 두려움을 갖지 말라"며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섰고, 감독, 코칭스태프의 주입식 교육에 위축돼 있던 선수들은 로이스터 감독의 지도방식에 자신감을 갖고 그라운드를 활보했다. 이로 인해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2012년까지 5연속시즌 가을야구에 참가하며 전국구 인기구단의 지위를 회복했다.

SK 와이번스도 지난 2017년부터 2년 동안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해 2번째 왕조를 건설했다. 힐만 감독은 체질개선과 분위기 쇄신, 세대교체를 동시에 단행해 2017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2018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KIA는 또 선진 야구를 도입하는데 적합한 인물이 필요했다.

최근 KBO리그의 대세는 '데이터 야구'다. 최근 KBO리그 구단들은 SK 염경엽 감독을 비롯해 키움 장정석, 삼성 허삼영 감독 등 데이터야구를 중시한 감독을 선임하고 있다. 롯데도 30대인 성민규 단장을 중심으로 데이터 야구로 전환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KIA 역시 데이터 감독 선임 대열에 합류했다. KIA는 "데이터 분석 및 활용, 포지션 전문성 강화, 프로 선수로서 의식 함양, 팀워크 중시 등 구단의 방향성을 실현할 적임자로, 메이저리그에서 다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며 그 역량을 검증 받은 윌리엄스 감독을 선택했다"고 새 감독 선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윌리엄스 신임 감독 역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들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훈련을 통해 기량 발전을 이끌어 내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데이터 야구에 대해 강조했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