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주화운동을 시작으로 현대사 그린 웹툰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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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광주민주화운동을 시작으로 현대사 그린 웹툰 선보일 것"
민주인권평화 웹툰 공모전서 대상 수상 부산출신 고철민씨||5·18 담은‘ 봄은 항상 이긴다’ 출품||“광주에 진빚 갚기 위해 응모했다 ”
  • 입력 : 2019. 06.27(목) 14:54
  • 박상지 기자

지난 21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2019 ACC 민주‧인권‧평화 웹툰 공모전 5월 이야기'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 고철민(왼쪽)씨가 이진식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희생없이 이루어졌다면 이상적이었겠죠.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수많은 이들의 피를 대가로 만들어진 역사입니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그 역사가 시작된거죠. 거기에 존경심을 담고 싶어요. 웹툰을 통해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한 현대사를 그려보고 싶은데, 1980년 5월 광주가 그 시작이 될 것 같아요."

지난 21일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 '2019 ACC 민주·인권·평화 웹툰 공모전 5월 이야기'에서 '봄은 항상 이긴다'로 대상을 수상한 고철민(44)씨의 목표는 민주주의를 그린 현대사를 웹툰을 통해 선보이는 것이다. 반드시 윤상원 열사의 이야기에서 현대사를 시작하고 싶다는 그는 전형적인 부산 토박이다.

고씨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것은 영 호남간 지역 감정이 극에 달한 1990년대 초반인 대학 1학년때다.

"제가 다녔던 부산대 철학과와 전남대 철학과가 자매결연을 맺게됐어요. 대학 1학년때 광주를 처음으로 방문하게 됐죠. 그때 만난 전남대 선배, 동기들로부터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듣게됐어요. 그동안 제가 알고있었던 내용과는 너무 다른 내용이었죠."

'북괴 선동' '광주사태'로 알려진 518광주민주화운동은 그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가벼운 사고 정도에 지나지 않았던 때였다. 십 수년이 지나 광주 사람들에게 전해들은 1980년 5월의 이야기는 고씨에게 충격과 함께 부채 의식을 안겨준 계기가 됐다.

"광주민주화운동은 정치에 관심을 갖거나 사명감 때문에 길거리로 뛰쳐나온 것이 아닌, 무고한 시민들에게 총과 칼을 겨눈 공권력에 대한 울분과 설움 등 지극히 서민적인 감정에서 촉발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극히 서민적인 감정' 이란 부분이 제 가슴을 울렸어요.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분들에게 무한한 존경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이 부분 때문이죠."

고씨는 대학시절 포스터 작업을 해 온 경험을 살려 지난해부터 취미로 웹툰을 그려오고 있다. 수산물 도매업이라는 본업에 충실하다보니 그에게 주어진 취미 활동 시간은 늦은 밤 두어시간 남짓이지만, '2019 ACC 민주‧인권‧평화 웹툰 공모전 5월 이야기' 공모에 참가 신청을 한 후부터는 다른 일정을 미루는 등 열정을 쏟았다. 광주에 진 빚을 갚아야겠다는 마음, 희생자들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50컷 분량의 웹툰 '봄은 항상 이긴다'는 군부 독재라는 얼어붙은 땅에 민주주의의 싹을 틔운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담았다. 웹툰 분야 진입 장벽이 높고, '가업 승계'라는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웹툰 작가로서 활동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 하지만 SNS를 통해 민주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웹툰 작업은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열린 '2019 ACC 민주‧인권‧평화 웹툰 공모전 5월 이야기'에서 고철민씨의 '봄은 항상 이긴다' 외 20여팀의 웹툰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수상작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홈페이지(www.acc.go.kr)를 통해 감상할 수 있으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각종 홍보 매체를 통해 교육 및 홍보 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고철민씨의 웹툰 '봄은 항상 이긴다' 중 한장면. 고철민씨 제공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