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진상조사위원 지만원 추진,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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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18진상조사위원 지만원 추진, 제정신인가
한국당 일부서 강력 추천 ‘난항’
  • 입력 : 2018. 12.17(월) 17:42
  • 박상수 기자

참으로 경악할 일이다. 자유한국당 내에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에 극우 논객 지만원 씨를 추천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보도됐다. 한국당 일부에서 지 씨를 강력히 추천하고 있지만, 지도부가 난색을 표명하면서 위원 추천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이 위원 추천을 미루면서 5·18 특별법 시행 한 달이 넘도록 진상조사위가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지만원이 누구인가. 그는 줄기차게 '5·18은 북한에서 내려온 600여 명의 특수군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현재 인터넷상에 5·18 북한군 개입설 관련 자료로 나도는 것들의 상당수가 그가 유포한 것들이다. 이에 따라 5·18 역사왜곡대책위가 명예훼손죄로 고소했고, 1심과 2심은 지 씨와 그의 주장을 그대로 내보낸 언론사에 거액의 배상 판결을 했다. 광주지법은 최근에도 '5·18 북한군 배후설'을 주장하며 화보집을 배포한 지 씨에게 9500만 원의 배상 책임을 명령했다.

5·18특별법의 진상 규명 범위에 '북한군 개입설 진위 여부'가 포함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당 일부 인사들은 그가 그 분야의 진상조사 적임자라고 보는지 몰라도 이미 만천하에 가짜뉴스로 밝혀진 황당한 주장을 펼친 그는 조사위원으로 참여하기보다는 조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다. 그는 이미 범법자 신분이다. 이런 사람을 조사위원으로 추천하고 있다니 한국당이 제정신이고 과연 공당이 맞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5·18 특벌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훨씬 지나도록 진상조사위가 표류하고 있는데 대해 위원 추천을 미루고 있는 한국당은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한다. 지도부가 지 씨 추천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니 다행이지만, 이런 인사가 당내에서 강력하게 추천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당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당은 하루빨리 진상조사위 설립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는 인물을 서둘러 추천해야 한다. 5·18 진상조사위가 더 이상 표류해서는 안 된다.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