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통회화 속에 나타난 에도의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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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일본 전통회화 속에 나타난 에도의 스타들
아시아문화원, 28일까지 ‘옛 도쿄, 에도의 스타들’
  • 입력 : 2018. 10.24(수) 17:08
  • 박상지 기자
기타가와 우타마로 작 간세이 시대의 세 미인
네덜란드 출신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중 '별이 빛나는 밤'은 고흐가 죽음을 맞기 1년 전 정신병과 싸우며 그린 작품으로 유명하다. 밤하늘에 휘몰아치듯 표현된 별과 공기의 흐름은 두텁고 움푹 패인듯한 질감으로 유화라기 보단 판화의 느낌을 강하게 준다.

고흐 작품에 정체성을 부여해 주는 이러한 질감이 일본 우케요에의 흔적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키요에는 일본의 무로마치 시대부터 에도시대 말기 서민생활을 기조로 제작된 회화의 한 양식으로 고흐 뿐 아니라 모네와 마네, 고갱 등 대가들의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우키요는 '이 세상'을 뜻하는 '우키요'와 그림이라는 뜻의 '에'가 합쳐진 말로 미인, 기녀, 광대 등 풍속이 중심소재가 됐다. 표현법으로는 친필화와 목판화로 나뉠 수 있는데, 목판화는 다색판 기법인 '니시키에'가 개발되면서 크게 발전했다.

우타가와 히로시게와 가츠시카 호쿠사이, 기타가와 우타마로, 도슈사이 샤라쿠가 대표적이다.



광주에서 우키요에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아시아문화원은 오는 28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라이브러리파크 로비에서 '옛 도쿄, 에도(江戸)의 스타들: 우키요에 인물화로 보는 에도의 최신 유행'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동북아시아문화학회·부경대학교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단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행사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는 2004년부터 일본 문화예술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우키요에 전시를 순회했으며, 이번 전시에는 40여점의 작품을 엄선해 우키요에가 지닌 미술적·조형적 가치를 보여주는 동시에 미디어로서의 특징, 회화로서의 가치에도 주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능적인 여인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묘사했던 미인화의 명수 기타가와 우타마로(喜多川歌麿)와 가부키 배우를 주요 소재로 삼아 인물의 개성을 한껏 드러냈던 야쿠샤에의 귀재 도슈사이 샤라쿠(東洲斎写楽)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우키요에 화가들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도슈사이 샤라쿠는 당시 미인화 만큼 중요한 주제였던 가부키 배우화, 즉 야크사에를 그리던 화가였다. 1910년 독일 한 학자로부터 천재화가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지만 사실 강렬하고 풍자만화같은 과장된 표현으로 당시엔 우호적인 평가가 드물었다. 배우의 얼굴을 미적으로 보기좋게 그렸던 당대의 화가들과 달리 그는 웃기고 못생긴 모습을 주로 선보였으며, 인물의 특징을 순간적으로 포착해 과감하게 강조했다.

기타가와 우타마로는 여성의 상반신을 그린 오쿠비에라는 독창적인 확풍을 확립했다. 주로 유녀와 찻집의 여인들을 소재로 섬세한 표정과 손짓 묘사를 통해 여성의 심리를 표현했으며 관능적인 느낌을 준다. 기존의 미인도와 전혀 다른 기법을 선보이며 당대 최고의 미인도 화가로 불리웠다.

아시아문화원 관계자는 "우키요에 속에는 당대 여인들의 복색과 머리모양, 표정, 유흥문화 등을 살펴볼 수 있다"며 "일본에서 가장 화려했던 도시 에도 모습의 감상을 통해 현대 일본문화를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