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애호박'에 젊은 귀농인들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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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돈되는 애호박'에 젊은 귀농인들 몰린다
▶강소농업현장을 가다=광양 진상농협 애호박 공선출하회||일조량 많고 따뜻한 기후 재배 최적지…재배기술 향상 주력||‘고품질 생산’ 안정적 판로 확보…농가 평균소득 9400만원||해마다 소득 늘면서 젊은 층 몰려 평균연령도 크게 낮아져
  • 입력 : 2018. 10.22(월) 16:52
  • 김성수 기자
광양 진상면의 대표 특산품인 애호박은 '애호박 공선출하회' 회원농가에서 수거한 뒤 진상농협 선별장에서 크기별로 분류,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다. 진상농협 제공
애호박 하나로 '잘 사는 농촌'을 일궈가는 곳이 있다. 애호박으로 억대 수익을 내는 농가들이 줄을 잇자 청년들이 이곳으로 대거 몰려들고 있을 정도다. 고령화 농촌을 단숨에 젊은 농촌으로 탈바꿈시킨 광양 진상농협이 이끄는 '애호박 공선출하회'가 그 주인공이다.

광양 진상면 일원은 애호박 주산지로 통한다. 빛 광(光) 볕 양(陽)을 뜻하는 '광양'이라는 지역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일조량이 많고 따뜻한 기후는 겨울철에 수확하는 애호박 재배에 있어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광양 진상면에는 과거부터 애호박 재배농가가 많다. 수 십년간 재배한 노하우 덕에 진상 애호박은 전국에서도 명성을 얻고 있다. 하지만 수확 과정에서 꽃 수정, 포장지 씌우기 등 적잖은 노동력이 투입되고 높은 생산단가로 인해 경쟁력 면에서 점점 뒤처지는 듯했다.

하지만 2005년 진상면 애호박 농가들로 구성된 진상농협 '애호박 공선출하회'가 결성되면서 여러 문제점이 일시에 해결되면서 이들 농가는 '부농'의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우선 농가의 재배기술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 공선회를 관리하는 진상농협은 '공동선별은 하향 평준화'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년 파종 및 수확 시기, 품종 등을 통일하고 공선출하 회원간 재배기술을 공유해 농가들의 기술 수준을 높이고 있다.

고품질 애호박 생산은 안정적인 판로로도 이어졌다.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고 엄격한 공동선별 기준을 고집하자 거래처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진상농협 애호박공선출하회는 롯데슈퍼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홈플러스, 안성농산물물류센터, 웰스토리, 군납 등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했다.

특히 애호박 농가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2016년 GAP 인증 획득을 통해 체계적인 농산물 유통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생산량도 매년 증가했다. 진상농협 애호박 공선출하회의 애호박 생산량은 지난 2015년 2474톤에서 2016년 2682톤, 2017년 2980톤, 2018년 현재 3259톤을 생산하며 규모화를 통한 시장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생산→공동선별·출하→유통'이라는 완벽한 생산공정은 높은 농가소득으로 직결됐다. 진상농협 애호박공선출하회 73개 농가의 총생산액은 68억6300만원에 달한다. 2017년 대비 농가는 12곳이 늘고, 생산액은 26억원(38.1%)이 늘었다.

농협중앙회의 '농가소득 5000만원' 목표도 이미 달성한 상태다. 전체 재배 농가의 올해 평균소득은 94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평균소득 7000만원보다 2400만원이 더 늘었다.

특히 소득 1억원 이상 농가가 26개로 전체 회원 농가의 36%를 차지한다. 나머지 57개 농가(78%)도 5000만원 이상~1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전년 대비 1억원 이상 농가가 12곳이 더 늘어났다.

애호박이 '돈되는 작목'으로 급부상하면서 젊은 귀농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실제 매년 3~5개 농가가 신규 공선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고 진상농협은 전했다. 젊은 귀농인이 늘면서 농가 평균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애호박 공선출하회 평균연령은 2015년 62.7세에서 2016년 57.8세, 2017년 55.6세로 낮아졌다. 불과 3년새 7.1세가 젊어졌다.

특히 진상농협 애호박공선출하회는 뛰어난 농업기술과 고품질 생산으로 '명인명작(名人名作)' 반열에도 올랐다. 농협경제지주가 매년 전국 공선출하회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名人名作 인증서'를 지난해 획득했다. 애호박 공선출하회는 농협중앙회 등이 수여하는 새농민상, 월드베스트 명품대상, 우수작목반상, 협동조직대상, 농산물품질경영대상, 산지유통종합대상, 우수생산자조직 등 내로라하는 평가를 대부분 휩쓸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황철훈 광양 진상농협 과장은 "진상농협 애호박공선회가 경쟁력을 갖춘 데는 노하우를 겸비한 농가에 농협의 공선출하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라며 "농협도 농가를 위해 품종 단일화 등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광양시와 연계해 애호박에 씌우는 포장지인 인큐 보조금도 지원하는 등 영농지원 확대로 농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진상농협 애호박공선출하회는 다른 애호박보다 단맛이 강하며 저온에 강하고 생육 발달이 우수한 '농협 애호박' 종자를 사용하고 있다. 매년 '진상 애호박'이란 브랜드로 출하되며,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6월 초순까지 생산된다.



김성수 기자 seongsu.kim@jnilbo.com